16일 유타주 제4지구 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찰리 커크 피살 사건의 용의자인 타일러 로빈슨(왼쪽 아래)이 화상으로 출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우파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를 암살한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의 범행 동기를 둘러싸고 각 진영이 반대 진영을 비난하기 위해 부정확한 정보를 성급하게 퍼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여러 정치적 세력이 커크의 살해 직후 반대편의 사악함에 관한 믿음을 입증할 수 있는 정보를 찾아 헤맸다”고 분석했다.
로빈슨의 검거 이후 그의 범행 동기를 두고 각 진영은 서로 반대 진영의 이념에 기반한 것이라고 해석을 쏟아 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지난 15일 “(커크의 죽음에는) ‘조직적인 캠페인’이 있었다”며 “좌파의 거대한 국내 테러 운동을 단속하기 위해 연방 정부의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주로 진보적 성향의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SNS 블루스카이에는 “커크보다 훨씬 극우적인 이념으로 인해 (로빈슨이)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주장들이 게시됐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지난 14일 “로빈슨이 좌파적 이념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수사 결과 로빈슨의 어머니는 “아들이 지난 1년 동안 좌파, 트랜스젠더 인권 지향적이 됐다”고 말했다. 또, 로빈슨은 특정 정당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며 앞서 있었던 두 차례의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들은 수사 결과 로빈슨의 범행 동기가 아직까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음을 짚었다. NYT는 “공소장에는 로빈슨이 급진적인 좌파 트랜스젠더 테러 조직이나 진보적 급진주의자들의 광대한 네트워크와 협력하고 있다는 암시가 전혀 없었다”며 “이는 SNS에 떠도는 가설적인 이야기일 뿐”이라고 했다. AP통신은 “많은 사람들이 커크의 죽음을 논의할 때 ‘그들(반대편 진영)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총격범의 동기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로빈슨의 범행 동기를 추측하고 비난의 근거로 삼는 관행에 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피트 부티지지 전 미 교통장관은 “성급하게 책임을 전가하는 이러한 경향은 사회적 병폐”라며 “미국인들은 온라인에서 범인이 다른 정치 진영에 속해 있다는 증거를 얻기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SNS가 이러한 양극화된 주장을 확산시키는 것에 기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라 에델슨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분열을 조장하는 콘텐츠 확산이 의도적인 목표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수익 극대화를 위한 (SNS 기업의) 결정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검찰은 로빈슨에 대해 가중살인 등 6건의 혐의로 정식 기소했으며 사형을 구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찰리 커크 총격범 “그의 증오에 질려서 살해”···검찰, 사형 구형 예정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70732001
☞ “다 좌파 탓”…전 세계 극우 ‘증오’로 연대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52059005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