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인형·사탕 사줄게”…경기·인천지역서 미성년자 유인·약취 미수 사건 잇따라

매일경제 이대현 기자(lee.deahyun@mk.co.kr), 지홍구 기자(gigu@mk.co.kr)
원문보기

“인형·사탕 사줄게”…경기·인천지역서 미성년자 유인·약취 미수 사건 잇따라

서울흐림 / -0.8 °
경찰차 사이렌. 연합뉴스

경찰차 사이렌. 연합뉴스


최근 경기·인천 지역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유인 미수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학부모와 경찰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지난 15일 오후 화성시 향남읍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하교 중이던 초등학교 저학년 여학생 3명에게 “인형을 사주겠다”며 접근한 혐의(미성년자 유인미수)로 A씨를 형사 입건했다. 아이들이 거절 의사를 밝히자 A씨는 발길을 돌렸으나, 귀가 후 부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신원을 특정하고 조사에 나섰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수원역 인근 로데오거리에서 20대 네팔인 남성이 남자 중학생 2명에게 “사탕을 사주겠다”며 다가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불법 체류 신분이 확인된 이 남성은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해 수사 중이다.

미성년자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9일 경기 광명시에서는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이 초등학교 저학년 여학생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입을 막고 끌고 가려 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성범죄 목적의 범행으로 보고 성폭력처벌법 위반과 함께 형법상 ‘간음 목적 약취 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천에서도 유사 사건이 잇따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8일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5학년 여학생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며 유인하려 한 혐의로 40대 남성을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이 남성은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여죄 여부를 추가 조사 중이다. 또 인천 서구에서는 60대 남성이 운동 중이던 중학생에게 “차량에 태워주겠다”고 접근한 사건도 발생해 경찰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경기·인천 지역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유인 범죄는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실제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경기도에서만 2020~2024년 5년간 미성년자 유인 범죄가 해마다 수십 건씩 발생했다. △2020년 47건 △2021년 53건 △2022년 59건으로 꾸준히 늘었고, 2023년에는 무려 84건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역시 56건으로 집계되면서 연평균 60건 안팎의 범죄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인천 지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020년 13건에서 시작해 △2021년 15건 △2022년 16건 △2023년 19건 △2024년 21건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혁주 법무법인 윈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형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는 미수범도 처벌 대상”이라며 “최근 판례에서는 실행의 착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어 실제 범죄가 끝까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단순한 시도만으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사회 전반에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약취·유인 시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고 통계에서도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학부모와 학생들이 낯선 사람의 접근에 단호히 거부 의사를 밝히고, 즉시 신고하는 등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