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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역사 공존' 종로구 "2만세대 재개발·탑골공원 개선 '속도'"

이데일리 함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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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역사 공존' 종로구 "2만세대 재개발·탑골공원 개선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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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곳 1만 9360세대 재개발…창신·숭인동 등 대규모 단지로
탑골공원 개선사업, 철거·개선·석탑 이전…주변 환경도 정비
버스비 지원, 동묘앞→숭인역 역명 변경, 아트버스 운행 등도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종로구가 31개 구역에서 2만세대에 가까운 재개발로 미래를 그려나가는 동시에 탑골공원 개선 등으로 역사도 함께 지킨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사진=종로구)

정문헌 종로구청장(사진=종로구)


◇종로형 신속 정비사업 31곳에서 추진…1만 9360세대 규모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지난 16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종로형 신속 정비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총 31개 정비구역에서 1만 9360세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을 시작한 상태다.

대표적 사업지인 창신동 23번지(6만 4822.4㎡)는 경사도가 20%에 육박하는 저층 노후 주거지였다. 이곳은 주민 76.3%의 동의를 얻어 지난해 12월 주택정비형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올해 12월 조합설립인가와 2026년 상반기 통합심의를 앞두고 있다. 지상 최고 28층, 총 1038세대 규모의 신규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숭인동 56번지(4만 2402.3㎡)도 70%의 주민 동의를 받아 2024년 12월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올해 12월까지 사업 시행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정비가 완료되면 낡고 불편했던 주택들이 지상 최고 26층, 974세대 규모의 현대적이고 안전한 주거 단지로 탈바꿈한다.

작년 11월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된 창신동 23-606번지(14만 3148.7㎡)와 629번지(9만 2190.8㎡) 일대에는 지상 최고 29층, 4542세대 규모의 주택단지가 들어선다. 원지형에 순응한 테라스형 단지, 한양도성 경관과 어우러지는 스카이라인, 낙산·동대문 보행축 연계 등 도시경관과 생활환경을 모두 고려해 설계한다.

이외에도 종로구는 신문로 2-12에서 지상 27층, 176세대 규모의 도시정비형 재개발을 추진한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고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에 들어가 하반기 통합심의를 신청한다. 행촌동 210-2 일대 역시 오는 11월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재추천해 지상 최고 20층, 1500세대 주택 공급을 추진한다.


정문헌 구청장은 “지난 3년간 자연환경과 국가유산을 보존하는 한편, 고도지구 높이관리 기준과 자연경관지구 건축 제한 등으로 인한 주거지 노후화와 불균형 발전 문제 해결에 집중해 왔다”며 “앞으로도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 재생과 주거환경 개선에 힘쓰고 재산권 행사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신·숭인 4개 구역 조감도(사진=종로구)

창신·숭인 4개 구역 조감도(사진=종로구)


◇탑골공원 석탑 보존하고 주변환경 개선…역사기념관 건립도


독립운동 성지인 사적 서울 탑골공원의 역사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탑골공원 개선사업’에도 나선다. 1919년 3월 1일, 기미독립선언서가 낭독되며 전국적인 만세운동의 기폭제가 된 탑골공원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전 세대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열린 시민공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특히, 이번 사업의 핵심 과제는 국보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덮고 있는 유리보호각 개선이다.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조선 세조 13년(1467년)에 축조된 조선시대 대표적인 불교 석조건축물이다. 뛰어난 조형미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62년 국가지정문화유산(국보)으로 지정됐다.


1999년 12월에 설치된 유리로 된 보호각이 산성비와 조류 배설물로부터 대리석 석탑을 보호하고 있으나 내부에 결로 현상과 통풍 문제로 원형 훼손이 심각하다. 또한 유리 보호각의 빛 반사로 관람객 시야가 방해받아 문화유산 관람권이 저해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종로구는 석탑 보존 환경뿐 아니라 문화유산 관람과 공원 주변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이달 ‘원각사지 십층석탑 유리 보호각 개선 기본설계’ 발주와 국가유산청-종로구 자문위원단을 구성해 ‘철거’, ‘개선’, ‘석탑 이전’까지 포함한 4개 이상의 계획(안)과 보존 대책을 수립한 뒤 면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내년 초 최종보고회를 거쳐 기본설계를 확정한 후에는 국가유산청 위원회에 상정하고 국가 예산을 신청해 본격적인 개선 작업에 들어간다.


‘탑골공원 서문 이전 및 복원’, ‘공원 담장 정비’, ‘역사기념관 건립’도 더한다. 조경 정비와 편의시설 확충, 불법행위 단속도 꾸준히 이어가며 시민 친화적인 공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정 구청장은 “기미독립선언서가 처음 낭독된 탑골공원은 대한민국이 자주독립 국가임을 전 세계에 천명한 상징적 장소”라며 “탑골공원이 과거의 아픈 역사와 교훈을 간직하면서도 모든 시민에게 열려 있는 공간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개선사업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탑골공원 개선사업 조감도(사진=종로구)

탑골공원 개선사업 조감도(사진=종로구)


이밖에 ‘동묘앞역’을 ‘숭인역’으로 바꾸는 역명 변경도 추진한다. 동묘는 중국 장수 관우를 모시는 사당으로 우리 고유 역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만큼,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숭인역으로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예술자원이 풍부하지만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려운 부암동·평창동에서 편리하게 문화시설을 누릴 수 있도록 ‘종로 아트버스’도 운행을 시작했다. 또한 종로구는 어르신·청년·청소년·어린이별로 버스 이용요금 실비를 지원하는 버스 교통비 지원사업을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