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포·국회 유니콘팜, AI 스타트업 ‘글로벌 스케일업’ 간담회
스타트업계, 성장 사다리 부재·투자 유치 애로사항 등 건의
“국내 규제, 세계 시장에서 스케일업 하기엔 미스매치 있어”
스타트업계, 성장 사다리 부재·투자 유치 애로사항 등 건의
“국내 규제, 세계 시장에서 스케일업 하기엔 미스매치 있어”
[성남(경기)=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세계적 기업은 보통 기업가치 1조원이 되면 유니콘이라고 부릅니다. 유니콘 기업이 된 다음에는 세계시장을 어떻게 공략할까 고민하는데 한국에서 유니콘 기업이 되면 내부와 싸워야 하는 분위기가 있죠.”
최재화 번개장터 대표는 16일 경기 성남 리벨리온 본사에서 진행된 국회 유니콘팜(스타트업·벤처기업 연구모임)·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과의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는 데에는 장벽이 많다고 토로했다.
“각종 지원 초기 기업에 몰려…성장과 동시에 규제 장벽”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벤처기업법)에서는 창업을 촉진하고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매출액, 업력 등이 일정 기준 이하인 기업에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하도록 규정했다. 최 대표는 이 기준이 기업의 성장가능성이나 혁신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봤다. 특히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들에 지원이 몰리다보니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기업이 성장하면 규제는 많아지고 지원은 줄어들어 더 큰 시장으로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16일 경기 성남 리벨리온 본사에서 진행된 국회 유니콘팜·코리아스타트업포럼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코리아스타트업포럼) |
최재화 번개장터 대표는 16일 경기 성남 리벨리온 본사에서 진행된 국회 유니콘팜(스타트업·벤처기업 연구모임)·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과의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는 데에는 장벽이 많다고 토로했다.
“각종 지원 초기 기업에 몰려…성장과 동시에 규제 장벽”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벤처기업법)에서는 창업을 촉진하고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매출액, 업력 등이 일정 기준 이하인 기업에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하도록 규정했다. 최 대표는 이 기준이 기업의 성장가능성이나 혁신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봤다. 특히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들에 지원이 몰리다보니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기업이 성장하면 규제는 많아지고 지원은 줄어들어 더 큰 시장으로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을 꺼리는 ‘피터팬 증후군’은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정책 건의사항이 있는지 듣기 위해 국회 유니콘팜 소속 여야 의원들은 리벨리온 본사를 찾아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유니콘팜 대표)은 “(스타트업이 세미나 참석이나 정책 건의를 위해 여의도를 찾을 때) 얼마나 힘들게 시간을 투자해서 오시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판교 등 현장을 가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며 현장을 찾은 배경을 설명했다.
최 대표의 말처럼 우리나라는 창업 초기 기업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지원을 하는 반면 해당 기준을 넘으면 갑자기 규제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벤처기업법에서는 창업 3년이 지난 기업의 경우 국가 지원·정책 수혜를 입으려면 여러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중소기업창업법)에서는 업력 7년 미만의 기업을 ‘창업기업’으로 규정하고 각종 우대 사항을 명시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스케일업’ 단계의 각종 규제를 덜어내고 육성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이날 행사에 참석한 스타트업 대표들의 의견이었다.
해외투자자, 증권계좌 만드는 데 6개월…투자유치 어려워
투자를 유치하는 데에도 걸림돌은 많다. 특히 상장사가 되려면 이 같은 고충은 커진다.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서울로보틱스의 이한빈 대표는 “해외투자자가 우리나라 증권 계좌를 만들려면 시간이 6개월 이상 걸린다. 이것 때문에 상장 준비 절차가 6개월 이상 늦어졌다”며 “홍콩에 계시는 분이 서울까지 와서 서류를 작성하고 갔다. 사소한 거 하나에서도 문제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는 달러 투자가 안 된다는 고충에 대해서도 스타트업 대표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민찬 큐빅 대표와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이 대표 모두 외국인이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하려면 달러를 원화로 바꾼 후 투자해야 해서 투자 과정의 협의 사항이나 애로사항이 커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대표는 “(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달러가 필요할 때도 있는데 투자는 원화로 투자를 받아야 한다”며 “달러가 필요할 땐 또 다시 달러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오른 리벨리온도 우리나라의 스케일업 전략에 아쉬움을 표하긴 마찬가지다.
박 대표는 “(기업가치) 1조원이 되면 아무도 신경 안 쓰는 꼴이 된다. (투자나 지원을) 받을 만큼 받았다고 생각하고 신경 안 쓰는 것”이라며 “하지만 저희는 기업가치 6000조원 이상의 엔비디아와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 같은 스타트업의 고충에 공감하며 시급한 부분을 우선으로 정리해주면 검토 후 각 담당 소위에서 법안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애국심에만 호소하기엔 세계적 스케일업 기준과 분명 괴리가 있는 것 같다”며 “국내 창업자들이 한국 시장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