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신용점수별 금리표/그래픽=최헌정 |
카카오뱅크에서 신용점수 600점 이하에 해당하는 최저신용자가 최고신용자보다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기현상이 나타났다.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으로 중저신용자의 고금리 대출이 줄어들고, 상생금융 차원에서 금융당국이 각 은행권에 주문한 중저신용자 채무조정이 '역설'을 초래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 7월 신규 취급한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는 평균 3.92%의 금리로 대출을 받아갔다. 이는 1000~951점에 해당하는 '최고신용자'가 빌려간 가계대출의 평균(4.31%)보다 0.39%포인트(P)나 낮다.
신용점수 600점 이하는 금융권에서 사실상 '최저신용자' 구간이다. 대출 심사에서 거절당하거나 신용카드 발급이 제한될 정도다. 금융생활 전반에서 제약을 받는 대표적인 취약 차주군으로 이들이 가장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갔다는 건 일반적인 금융상식과도 어긋난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에서 역전 현상이 뚜렷했다. 600점 이하 차주에게 평균 3.71%의 금리로 주담대를 내줘 1등급(951~1000점) 차주에게 적용된 평균금리 4.01%보다도 낮았다.
신용대출(무보증 기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600점 이하 차주의 평균금리는 5.26%로 집계됐다. 이는 601~800점대 차주에게 적용된 평균금리(5.32~5.97%)보다 낮았다. 중저신용자 가운데서도 결과적으로 최저신용자가 상위 신용자보다 싼 이자로 자금을 빌린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정부의 규제들과 소상공인 대상 채무조정 활성화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규취급액 비중을 30% 이상 채워야 하는데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나온 뒤 신용대출이 연소득 내로 제한되면서 고금리를 사용하는 중저신용자 수요가 대거 빠져나갔다.
새롭게 도입한 저리의 정책대출 상품을 취급한 시기와도 맞물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이후 보금자리론과 같은 저리의 정책대출 상품을 도입했다. 7월에는 개인사업자의 대출을 가계 신용대출로 채무조정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신용대출 평균 취급 금리가 내려가면서 이같은 '역전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가 낮게 집계된 것과 관련해서 인위적인 금리 조정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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