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윤이상 서거 30주년 기념 공연 ‘이상을 바라보다’를 연주하는 팀프(TIMF) 앙상블. 팀프 앙상블 제공 |
‘이상을 바라보다’.
작곡가 윤이상(1917~1995) 서거 3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에 붙은 제목이다. 오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아이비케이(IBK)챔버홀에서 열리는 공연이다. 윤이상과 그의 맥을 잇는 후배 작곡가 진은숙(64), 신동훈(42)이 작곡한 실내악 곡들로 채운다. 윤이상이 한국 현대음악의 과거라면, 진은숙은 현재, 신동훈은 미래에 비유할 수 있다. 한국 현대음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가늠해볼 수 있는 공연이다.
윤이상은 동서양의 음악적 경계를 허물고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작곡가다. 한국인 가운데 최초로 국제적 명성을 쌓으며, 서구 음악 지도에 한국이란 나라를 새겨넣었다. 1995년 11월 독일 베를린에서 작고해 그곳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혔다가, 23년 만인 2018년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통영국제음악당 옆 바다가 보이는 곳에 안장됐다.
작곡가 윤이상은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서거해 그곳 가토우 공원묘지에 묻혔다. 이후 23년 만인 2018년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와 통영국제음악당 옆 바다가 보이는 곳에 안장됐다. 팀프 앙상블 제공 |
첫 곡은 윤이상이 1986년 작곡한 실내악곡 ‘만남’. 클라리넷과 첼로, 피아노를 위한 3중주다. 이어 신동훈 작곡 ‘사냥꾼의 장례식’(2017)을 연주한다. 서울시향 등이 국내에서 몇차례 연주했던 곡이다. 신동훈은 ‘세계적인 작곡가’란 수식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유럽에서 발판을 다졌다. 명문 악단 베를린필하모닉이 지난 1월 그의 비올라 협주곡을 초연했을 정도다. 11월엔 런던심포니가 그의 새로운 피아노 협주곡을 초연하는데, 피아니스트 조성진 협연이다. 베를린필하모닉과 엘에이(LA)필하모닉 등에서 그에게 작곡을 위촉한다.
2부에선 윤이상이 1988년 작곡한 ‘거리’와 진은숙의 ‘구갈론’을 연주한다. 옛 독일어에서 유래한 ‘구갈론’은 우스꽝스러운 몸짓이나 사기, 야바위 등을 뜻하는 단어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여러차례 연주돼 호평받은 작품이다. 진은숙은 서양의 전위적인 기법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음악 언어를 발전시켰다. 윤이상이 개척한 한국 현대음악의 명맥을 잇는 작곡가로 평가된다. 국립심포니 예술감독을 거친 지휘자 다비트 라일란트는 두 사람을 ‘한국 악파’라고 명명했다. 진은숙 본인도 “윤이상 선생이 안 계셨다면 진은숙도 있을 수 없었다”며 존경심을 표한 바 있다. 2022년부터 윤이상을 기리는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으로 재임 중이다.
연주를 맡은 팀프(TIMF) 앙상블은 2001년 통영국제음악제를 계기로 창단됐다. 팀프란 이름 자체가 통영국제음악재단을 뜻하는 영어 약자다. 통영음악제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유수의 음악제에서 한국과 아시아 현대음악을 알리는 데 앞장서왔다. 2022년 게오르그 솔티 지휘상을 받은 지휘자 이얼(42)이 지휘봉을 잡는다. 여수 태생 캐나다 동포인 이얼은 커티스 음악원과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첼로를 전공한 이후 맨해튼 음대와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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