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단독] ‘친밀관계 폭력’ 피해 5년 새 2.7배↑…경찰 안전조치 86%가 여성

한겨레
원문보기

[단독] ‘친밀관계 폭력’ 피해 5년 새 2.7배↑…경찰 안전조치 86%가 여성

속보
한일, 3월 14일 도쿄서 재무장관회의 개최 합의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친밀 관계 폭력 처벌법’ 발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용혜인 의원실 제공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친밀 관계 폭력 처벌법’ 발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용혜인 의원실 제공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



전 연인, 배우자 등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IPV·Intimate Partner Violence)’으로 경찰의 안전조치를 받은 피해자는 2020년부터 5년 동안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안전조치 대상자 10명 가운데 9명은 여성이었다.



15일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대상자는 2020년 총 1만4773명에서 2024년 3만755명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친밀관계폭력(IPV)으로 분류하는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성폭력 등 4가지 범죄유형의 안전조치 대상자는 같은 기간 8468명에서 2만3089명으로 2.7배 늘었다. 사실상 친밀관계폭력의 증가가 안전조치 대상자 급증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친밀관계폭력 외에 ‘살인 등 강력범죄’, ‘상해·폭행 등’, 협박, 기타 범죄유형 안전조치 대상자는 같은 기간 6305명에서 7666명으로 늘었을 뿐이다.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는 가해자에게 보복 당할 우려가 있는 피해자·목격자·참고인 등에게 경찰이 순찰 강화, 임시 숙소, 신변 경호, 위치추적장치 대여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친밀관계폭력(IPV)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용어로, 경찰이 사용하는 ‘관계성 범죄’와 비슷하다. 하지만 경찰이 가정폭력·스토킹·교제폭력·아동학대 등을 관계성 범죄로 묶는 것과 달리,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 기구는 성불평등한 사회구조가 반영된 젠더폭력과 밀접한 개념으로 접근한다. 친밀관계폭력에 아동학대 대신 성폭력이 포함되는 이유다. 친밀관계폭력은 여성에게만 피해가 국한된 건 아니지만, 여성 피해자가 다수인 젠더폭력 특성을 공유한다. 범죄유형을 구분하지 않은 전체 안전조치 대상자 성별 현황을 보면 2020년 남성 12%(1736명), 여성 88%(1만3037명)에서 2024년 남성 14%(4263명), 여성 86%(2만6492명)로 지난 5년 동안 남성 대상자 비율이 2%포인트가량 증가했지만 여성은 꾸준히 85%를 넘어 10명 중 9명 가까이를 차지했다.



자료에선 교제폭력 피해자 보호 조치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함도 드러났다. 교제폭력 피해로 인한 안전조치 대상자는 2020년 1523명에서 2021년 3679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뒤로 2022년 3180명, 2023년 3163명, 2024년 3030명 등으로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교제폭력 112신고 건수가 2020년 4만9225건, 2021년 5만7305건, 2022년 7만790건, 2023년 7만7150건, 2024년 8만8394건으로 꾸준히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법이 없는) 교제폭력 피해자를 더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면 (법이 있는) 가정폭력·스토킹으로 분류해야 더 나은 상황이라, 두 유형과 중복되지 않는 교제폭력만 따로 집계하니 수치상으로 줄어들게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 피해자 안전조치는 순찰강화 등에 한정되지만, 가정폭력처벌법의 ‘임시조치’나 스토킹처벌법의 ‘잠정조치’는 가해자 접근금지나 유치 등을 신청할 수 있다. 이렇게 가정폭력·스토킹으로 분류하면 더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조치가 가능해 가정폭력·스토킹과 피해 성격이 겹치는 교제폭력 피해자는 경찰이 최대한 두 유형으로 분류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김효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찰의 대응 강화 노력이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급한 법적 토대 마련은 물론, 교제폭력 등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이 불평등한 성별 위계에 기반한 젠더기반폭력이라는 인식과 이에 맞춤한 통계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희 의원도 “교제폭력 입법공백을 메우는 과제가 시급하며,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개선할 때 친밀관계폭력과 젠더폭력 특성을 잘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