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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오요안나, 오늘(15일) 1주기…유족 단식 농성 “불쌍하게 죽은 내 새끼”

스타투데이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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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오요안나, 오늘(15일) 1주기…유족 단식 농성 “불쌍하게 죽은 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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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사진| SNS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사진| SNS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흘렀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15일 향년 28세로 별세했다. 고인의 사망 소식은 석 달이 지난 12월에야 알려졌다.

고인은 2021년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을 시작해 ‘MBC 뉴스’, ‘MBC 뉴스투데이’, 라디오 ‘세상을 여는 아침’ 등에 출연했다. 2022년에는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MBC 간판 기상캐스터로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2017년 JYP엔터테인먼트 12기 공채 오디션에서 에르모소 뷰티상을 수상하며 아이돌로 데뷔를 준비한 이력이 있고, 2019년 제89회 춘향제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으로 선발돼 주목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와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담긴 증거가 지난 1월 발견됐다.

유서에는 선배 기상캐스터가 자신의 오보를 고인에게 떠넘기거나, 정정 요청을 했다는 이유로 “후배가 선배에게 감히 지적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퇴근 후에도 고인을 불러내거나 퇴근을 막고, 실력이 부족하다며 비난한 문자와 음성 메시지 등이 다수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유족은 지난해 12월 동료 기상캐스터 A씨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의혹이 제기되자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으며, 서울 마포경찰서도 진정을 접수해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서울서부지청이 합동으로 특별근로감독팀을 구성해 조사를 진행했다.

노동부는 지난 5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단순한 지도나 조언을 넘어 사회통념상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발언이 반복됐다”며 고인에 대한 괴롭힘을 인정했다. 그러나 고인을 MBC 소속 노동자로 볼 수 없어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 적용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MBC는 A씨와 계약 해지를 결정했으나, 가담 의혹이 제기된 나머지 3명과는 재계약을 체결했다.


고인의 유족은 지난 8일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고인의 모친인 장연미 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불쌍하게 죽은 내 새끼의 뜻을 받아 단식을 시작한다”며 “요안나를 죽게 한 선배들과 MBC의 행동이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 뻔뻔하고 야비한 모습에 절망스럽다. (MBC가) 젊은 여성의 피를 갈아 뼈를 갈아 방송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오요안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방송 미디어 산업의 수많은 청년이 고통받고 있었다. 요안나의 억울함을 풀고 떳떳한 엄마가 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친오빠 오상민 씨는 SNS를 통해 유족 측 요구안을 MBC에 전달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요구안에는 안형준 사장의 공식 사과, 재발 방지 대책 발표, 고인 명예사원증 수여와 사내 추모공간 마련, 기상캐스터 정규직화 등이 포함됐다. 또 명목상 프리랜서지만 사실상 MBC 노동자처럼 근무하는 비정규직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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