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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HPV 무료접종…"미국은 팔지도 않는 백신" 전문가 쓴소리

머니투데이 박미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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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HPV 무료접종…"미국은 팔지도 않는 백신" 전문가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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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가 백신이 HPV 예방 효과 큰데 한국은 2·4가 백신만 지원…
OECD 38개국 중 30개국 이상이 9가 백신 지원
"추가 예산 적게 들어, 한국도 9가 HPV 백신 지원해야"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HPV 국가접종 대상 확대와 고품질 백신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HPV 국가접종 대상 확대와 고품질 백신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미국에서는 4가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 백신은 이제 판매도 하지 않는데 국내에서는 국가에서 4가 백신 접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4가 백신에서 고품질의 9가 HPV 백신으로 전환하는 데 추가로 드는 예산이 30억~40억원 정도라고합니다. 국가에서 9가 HPV 백신 접종을 지원해야 합니다."(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부가 내년부터 12세 남성 소아청소년에도 HPV 예방접종 백신을 무료로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4가가 아닌 9가 백신으로 지원 접종 백신을 전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9가 백신이 자궁경부암, 구인두암 등 예방에 더 효과가 있고 다른 주요 국가들도 대부분 9가 백신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어서다. HPV 백신 접종은 저출생 시대에 난임을 줄일 수 있는 정부 지원책으로도 꼽힌다.

HPV는 자궁경부암, 구인두암, 항문암, 질암, 생식기 사마귀, 불임 등을 유발한다. 자궁경부암의 90%와 항문생식기암·구인두암의 70%가 HPV 감염으로 발생한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과 구인두암을 90% 이상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9가 HPV 백신은 9가지 바이러스를, 4가 HPV 백신은 4가지 바이러스만 각각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9가 HPV 백신은 HPV 관련 암을 최대 96.7%까지 예방해 4가 HPV 백신 대비 20% 이상의 추가 예방효과가 있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백혜련·김남희·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대한부인종양학회, 대한두경부외과학회가 주관한 'HPV 국가접종 대상 확대와 고품질 백신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국가가 HPV 백신 지원을 9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졌다.

민경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HPV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성매개 감염병으로 1분마다 1명씩 HPV 관련 암을 진단받고 있다"며 "전 세계 자궁경부암의 약 90%가 9가지 HPV 유형에 의해 발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와 아시아는 유독 HPV 52번, 58번 감염이 더 많은데 이 바이러스들은 9가 HPV 백신으로 예방접종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2가와 4가 HPV 백신만 계속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환경에 (국가 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맞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대한부인종양학회에서 이미 2·4가 HPV 예방백신 접종을 완료한 여성에서 9가 HPV 백신 추가 접종은 추가적인 바이러스 아형의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으므로 재접종을 권고했다"며 한국에서도 HPV 질환 예방 효과가 높은 9가 HPV 백신을 남녀 대상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상락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중 30개국 이상이 9가 HPV 백신을 접종하며, 여성에만 HPV 백신을 접종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 유일했는데 일본은 9가 백신을 접종하고 한국은 4가 백신을 여성만 접종하고 있는 수준이라 지적했다.

김수연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연구교수는 "내년 국가예방접종 지원 HPV 백신 예산에 4가 백신으로만 반영됐다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4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HPV는 16번 한 개뿐이고 대부분 9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당연히 정부가 9가 백신 무료 접종을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심지어 9가 백신으로도 예방 못하는 HPV는 30%"라며 "예방할 수 없는 유전자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남성 청소년의 생식기 사마귀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예방 범위가 넓은 9가 HPV 백신은 비용이 추가로 들어 경제적 여건과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접종 가능성도 높다. 이는 건강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HPV가 정자 운동성을 낮춰 임신기회도 낮추는데 한국은 이런 부분이 백신 도입 경제성 평가에 제대로 반영이 안 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세영 중앙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HPV 4가 백신을 맞았을 때 여성의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는 60% 정도인 반면 9가 백신은 90%"라며 "4가 백신 접종자가 9가 백신으로 새로 접종하는 수요가 있는데, 9가로 전환하는 것이 비용이 더 들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재갑 교수는 "4가 HPV 백신을 9가 HPV 백신 지원으로 드는 데 추가로 드는 예산이 30억~40억원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고 들었다"며 효과가 더 큰 9가 HPV 백신으로 정부가 도입해야 한다고 봤다.

이와 관련 이혜림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관리과장은 "국가예방접종 도입에는 소요 예산이라든지 백신 수급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지원 확대는 단계적으로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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