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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타매트릭스, '치매강자' 에자이와 맞손…"조기진단 승부수"

이데일리 석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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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타매트릭스, '치매강자' 에자이와 맞손…"조기진단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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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09월15일 07시47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임상 미생물 진단기업 퀀타매트릭스(317690)가 치매 치료제 ‘레켐비’ 개발사로 잘 알려진 글로벌 제약사 에자이(Eisai) 한국 법인과 손잡았다. 퀀타매트릭스는 이번 협업을 통해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 제품 ‘알츠플러스(AlzPlus)’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본격 상업화를 노린다.

퀀타매트릭스의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키트 ‘알츠플러스’와 분석장비 사진.(제공= 퀀타매트릭스)

퀀타매트릭스의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키트 ‘알츠플러스’와 분석장비 사진.(제공= 퀀타매트릭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퀀타매트릭스는 최근 한국에자이와 전략적 업무협악(MOU)을 체결했다. 협약의 핵심은 △퀀타매트릭스의 알츠플러스와 한국에자이가 보급 중인 디지털 인지 평가 도구 ‘코그메이트(CogMate)’의 기술 연계 △인지 기능 평가 및 생체 진단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 개발이다. 두 회사는 단순 검사 수준을 넘어 조기 선별-예측-예방·관리로 이어지는 전 주기 인지 건강관리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자이는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세계 20위권 제약 기업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세계적 입지를 구축해왔다. 199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아리셉트’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된 치매 치료제이며, 바이오젠과 공동 개발해 2023년 FDA 승인을 받은 ‘레켐비’ 역시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입증된 최초의 항체 치료제다. 임상시험에서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약 27% 늦춘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난해 11월 한국에도 정식 도입됐다.

알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로부터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로 지정되며 비급여 시장에 진입했고 올해 2분기부터는 국내 공급 계약도 성사됐다. 퀀타매트릭스는 대리점 3곳에 장비 3대를 납품했고, 주요 의료재단과의 계약을 마쳐 조만간 대형 수탁검사기관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힘입어 회사는 올해 처음으로 알츠플러스 매출을 기록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매출 19억원 중 알츠플러스가 약 4억5000만원(23.5%)을 차지했다.

검증된 데이터, 에자이도 주목

알츠플러스는 알츠하이머병 진행에 관여하는 핵심 인자인 베타아밀로이드(Aβ)를 포함해 △갈렉틴-3 결합 단백질(LGALS3BP)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페리오스틴 등 4가지 바이오마커를 혈액으로 동시에 정량 분석한다. 단일 마커 검사보다 정확도가 높고,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검사자 숙련도에 따른 편차도 줄였다.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2년 이상 임상을 마쳤으며, 민감도 76.6%, 특이도 73.5%를 기록했다.


특히 알츠플러스는 인지 기능 저하와의 높은 상관관계도 입증돼 조기 진단 과 환자 관리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PET-CT나 뇌척수액 검사(CSF) 같은 고비용·고침습적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강검진센터를 포함한 일반 의료기관까지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평가다.

퀀타매트릭스는 이러한 임상적 검증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하며 에자이와 협업 기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에자이가 보유한 디지털 인지검사 도구 코그메이트는 뇌 반응 속도·주의력·시각 학습·기억력 등을 평가해 사용자가 손쉽게 뇌 건강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코그메이트의 정기적 평가 결과와 알츠플러스의 혈액 진단 데이터가 결합되면, 개인 맞춤형 뇌 건강 모니터링과 질병 예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권성훈 퀀타매트릭스 대표는 “알츠플러스는 단순한 조기 선별 도구를 넘어 생활습관 개선과 맞춤형 관리 프로그램으로 확장 가능한 브레인헬스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며 “치매는 증상 발현 10~15년 전부터 병리적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조기 선별의 중요성이 크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연계뿐 아니라 국내외 시장에서 상업화를 본격화해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및 관리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자이 ‘레켐비 주’(정맥주사).(제공=한국에자이)

한국에자이 ‘레켐비 주’(정맥주사).(제공=한국에자이)


진단 시장 ‘폭발 성장’

세계 알츠하이머 진단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약 104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였던 시장은 연평균 9.4% 성장해 2030년 225억 달러(약 30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뇌 건강 기기 시장 역시 2023년 약 90억 달러(약 12조 원)에서 2032년 약 140억 달러(약 19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55세 이상 인구의 10%가 경도인지장애(MCI)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적용하면 약 190만 명이 잠재 환자군이다. 여기에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1700만 명 이상의 일반 성인 수검자까지 포함하면, 알츠플러스의 검사 대상은 훨씬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게 퀀타매트릭스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