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촬영한 찰리 커크 살해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의 머그샷. AFP 연합뉴스 |
찰리 커크 총격 용의자가 사건 뒤 친구들에게 “내 도플갱어가 날 곤경에 빠뜨리려 한다”며 농담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커크의 아내는 남편의 우익 단체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면, 암살 사건 다음날인 11일 오후 1시께 총격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22)의 한 고교 친구가 디스코드 메신저에서 그가 현상 수배된 사진을 공유하면서 로빈슨에게 “어디에 있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로빈슨이 현상수배범과 닮았다는 의미였다.
이에 로빈슨은 자신의 “도플갱어”가 “나를 곤경에 빠뜨리려 한다”며 농담으로 답했다. 또 다른 사용자도 “타일러가 찰리를 죽였어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로빈슨을 넘기고 연방수사국(FBI)이 건 10만달러(1억4천만원)의 현상금을 받자는 제안도 올라왔다. 로빈슨은 “나는 진짜 찰리 커크입니다. 정치를 벗어나고 싶어서 내 죽음을 조작했어요. 이제 나는 캔자스에서 꿈꾸던 삶을 살 수 있게 됐습니다”라고 재차 농담하기도 했다. 이들의 대화는 로빈슨의 고교 시절 친구 약 20여명이 참여하는 그룹 채팅방에서 이뤄졌다.
로빈슨의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의 부모는 공화당원이지만, 로빈슨은 정당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선거에 투표한 적도 없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찰리 커크의 아내 에리카 커크는 지난 12일 자신이 남편의 사업을 이어받겠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에리카 커크는 이날 애리조나주에 있는 미국 최대 보수 청년조직 ‘터닝 포인트 유에스에이’(미국의 전환점) 본사에서 진행한 방송에서 “내 남편이 이룬 운동은 죽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되도록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범인을 향해 “악한 일을 하는 당신들은 내 안에 지핀 불길이 무엇인지 상상할 수 없다”며 “이 과부의 울음은 세계 전체에 울릴 함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하던 대학 순회 행사와 오는 12월 대규모 회합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유타주 오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팬서 콕스 유타주 주지사가 발언 중 눈물을 참고 있다. AP 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보수 세력 인사들이 상대 진영에 대한 혐오와 보복의 발언을 쏟아 내는 와중에 사건이 발생한 유타주의 스펜서 콕스 주지사(공화당)는 화해와 용서를 말해 주목받았다. 그는 12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폭력의 문제는 바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출구를 찾지 않으면 폭력은 더욱더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상 당신의 적을 용서하라, 그것보다 적들을 괴롭히는 것은 없다”며 “젊은 세대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은 분노만이 유일한 선택지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콕스 주지사는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속칭 몰몬교) 교도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