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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한국, 심부전도 급증…“효과적 치료 위해선 제도 바꿔야”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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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한국, 심부전도 급증…“효과적 치료 위해선 제도 바꿔야”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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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이란 심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이완 기능이나 짜내는 펌프 기능이 줄어드는 질환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심부전이란 심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이완 기능이나 짜내는 펌프 기능이 줄어드는 질환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심부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심부전학회는 11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추계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내 심부전 환자의 역학과 치료 현황을 종합한 ‘심부전 팩트시트 2025’를 공개했다.



심부전이란 심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인해,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이완 기능이나 짜내는 수축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학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맞춤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2002년부터 2023년까지 약 50% 규모의 환자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2002년 0.77%에서 2023년 3.41%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환자 수는 총 175만여 명에 달했다. 남성 환자는 87만 3,862명, 여성 환자는 87만 6,366명으로 집계됐다.



심부전 발생률도 인구 10만 명당 2003년 481명에서 2023년 753명으로 1.56배 증가했다. 특히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률은 같은 기간 3.1명에서 19.6명으로 6.3배 늘어나, 심부전이 단순한 만성질환을 넘어 국가적 대응이 필요한 중대한 보건 문제임을 시사한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또한 심부전 환자의 동반 질환도 증가하고 있다. 당뇨병, 고혈압, 허혈성 심질환, 심방세동, 만성신장질환 등의 복합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입원률 또한 상승세를 보였다. 치료 성과의 개선으로 생존률은 점차 향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5년 생존률은 79%, 10년 생존률은 66%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한심부전학회는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에 접어들면서 심부전 환자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치료 기술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망률이 높은 만큼,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심장혈관 질환의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심부전을 전문질환군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심부전은 모든 심장질환의 마지막 단계이자,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일반질환군으로 분류되어 있어 치료에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게 학회의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질병 분류 체계는 질병의 실제 중증도보다, 청구가 많이 발생하는 의료기관의 유형에 따라 결정된다. 즉, 1차 의료기관에서 청구가 많으면 일반질환군, 상급종합병원에서 많으면 전문질환군으로 분류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실제 질병의 중증도와 질병군 분류 기준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학회는 심부전이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내 심부전 입원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약 6%, 80세 이상 고령 환자는 80세 미만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다. 입원 후 퇴원하지 못하고 사망할 확률도 15%를 넘는 등, 수치상으로만 봐도 심부전은 중증 질환으로 분류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에서는 1차 병원에서 심부전 코드(I50)가 자주 사용된다는 이유만으로 심부전이 일반질환군에 포함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학회는 이러한 분류 체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중증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상급병원에서 받지 못하는 구조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이해영 대한심부전학회 정책이사(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부전은 모든 심장질환의 마지막 합병증이자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임에도, 여전히 일반진료 질병군으로 분류되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심부전은 상급병원에서도 표준치료 이행률이 50%에 불과할 정도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질환임에도, 정부의 질병 분류 체계 때문에 중증 환자들이 상급병원 치료에서 배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높은 사망률, 낮은 치료 이행률, 높은 치료 전문성을 고려할 때,



심부전을 전문질환군으로 지정하는 것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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