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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비영리 지배 구조 강화…MS와 긴장감 속 동맹 재확인

매일경제 원호섭 기자(won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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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비영리 지배 구조 강화…MS와 긴장감 속 동맹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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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조직, 역사적 규모의 자선 자원 확보 전망
MS와 관계 갈등 속에도 협력 틀 유지
구조 개편 놓고 규제·투자자 반발 불씨 남아


오픈AI, 비영리 지배 구조 강화…MS와 긴장감 속 동맹 재확 [그림=제미나이]

오픈AI, 비영리 지배 구조 강화…MS와 긴장감 속 동맹 재확 [그림=제미나이]


오픈AI가 비영리 조직을 중심으로 한 지배 구조 전환 계획을 재확인했다. 또한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 연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MS와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픈AI는 11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의 핵심은 비영리 조직이 공익기업(PBS)을 계속 통제하는 동시에 1000억 달러(약 134조원)가 넘는 지분을 직접 보유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로써 오픈AI의 비영리 조직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재원이 풍부한 자선 조직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오픈AI는 “이번 지분 재편이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한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이라는 창립 사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렛 테일러 오픈AI 이사회 의장은 “비영리 조직이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막대한 재정을 확보하는 구조”라며 “PBC의 성장이 곧 비영리의 자원 확대로 이어져 역사적 수준의 사회 공헌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는 2015년 일론 머스크, 샘 올트먼 등 실리콘밸리 인사들이 “AGI의 혜택을 인류 전체에 돌린다”는 사명 아래 비영리 연구소로 출범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연구개발(R&D)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순수 비영리 구조만으로는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한계에 부딪혔다. 2019년 회사는 ‘캡드 프로핏(capped-profit)’ 구조를 도입해 외부 투자자에게 제한된 수익을 보장하는 유한책임회사(LP)를 신설했고, 비영리 조직이 최종 의사결정권을 쥐는 형태를 유지해왔다. 캡드 프로핏이란 투자자의 수익에 상한을 두는 구조를 말한다. 이 구조 덕분에 오픈AI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고 동시에 ‘AGI는 인류 전체의 것’이라는 사명을 지킬 수 있는 명분을 유지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이나 매각이 불가능하고 수익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존재했다.

오픈AI는 올해 초 비영리와 분리된 독립 영리회사를 세우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비영리의 통제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번에 발표된 개편안은 비영리 조직이 직접 PBC 지분을 보유하고 그 가치가 1000억 달러 이상에 달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브렛 테일러 이사회 의장은 “비영리가 막대한 자원을 확보해 역사적 수준의 사회 환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MS는 핵심 투자자이자 독점적 클라우드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2019년 MS가 10억 달러를 투자하며 시작된 두 회사의 동맹은 곧 독점적 클라우드 계약으로 이어졌다. 오픈AI의 모델은 MS의 애저 데이터센터에서만 훈련·배포가 가능했고, 반대로 MS는 최신 AI 모델을 독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후 MS는 투자 규모를 13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오픈AI의 AI모델은 오피스, 깃허브 코파일럿, 빙 검색 등 MS 제품군 전반에 통합됐다.

하지만 협력은 곧 긴장으로 바뀌었다. 2023년 말 오픈AI 이사회가 샘 올트먼 CEO를 전격 해임하면서 촉발된 혼란은 MS가 올트먼을 직접 영입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며칠 만에 올트먼이 복귀했지만, 이사회 교체 사태는 거버넌스 불안정을 드러냈다. MS 내부에서도 오픈AI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후 MS는 사내 연구를 강화하고 앤스로픽 등 경쟁사 모델을 도입하며 의존도 낮추기에 나섰다.


계약 조건을 둘러싼 갈등도 첨예했다. 오픈AI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추진하려 했지만 MS는 독점권 유지를 고수했다. 기존 계약에 포함된 ‘오픈AI가 AGI 달성을 공식 선언하는 순간 MS는 오픈AI의 기술에 대한 상업적 독점권 또는 우선 접근권을 상실한다’라는 조항을 두고도 충돌했다. 오픈AI는 MS에 종속된 지식재산권(IP)을 가지고 오고 싶어 했고, MS는 이를 놓고 싶지 않았다. 협상이 격화되면서 오픈AI가 반독점 규제 제소를 검토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러한 갈등이 드러나는 가운데 양사가 파트너십 연장을 위한 비구속적 MOU를 체결하며 관계를 재확인했다. 다만 “현재 최종 계약 조건을 확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을뿐 아니라 이번 MOU가 ‘비구속적’이라고 명시한 만큼 관계가 언제든 틀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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