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대화상대 與김병기 리더십 타격…"장외 투쟁밖에 없어"
'대화 회의론' 국힘 불신 커져…지방선거 앞 중도층 공략 차질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를 퇴장해 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다. 2025.9.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순직해병) 여야 합의를 일방적으로 뒤집자, 국민의힘 내에서는 "유일한 대화 창구가 끊겼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야 협상 채널이 급격히 위축되며 국민의힘이 강경 투쟁 모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12일 뉴스1과 통화에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유일하게 국민의힘과 대화를 이어온 인물이었는데, 이번 일로 당내 입지를 많이 잃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대화 창구가 막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국면이 지속되면 장외 투쟁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불참 속에 3대 특검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협조하는 대신 특검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는 내용으로 합의했지만, 민주당은 불과 14시간 만에 이를 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투톱' 간 엇박자도 드러났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우리 지도부 뜻과는 많이 다르다"며 원내지도부에 재협상을 지시했고, 김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와 사전 협의를 충분히 거쳤다며 "정청래가 사과하라고 하라"고 맞섰다. 그러나 특검법이 원안에 가깝게 처리되면서 김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국민의힘은 김 원내대표가 합의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당내 해명하는 과정에서 "일단 정부조직법을 통과시키고 나중에 특검법을 개정해서 수사 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언젠가는 야당의 뒤통수를 치고 특검을 연장하려 했다는 얄팍한 모략을 실토한 것"이라며 "단지 서로 손발이 잘 안 맞았을 뿐이지 본질적으로 이재명 정권 수뇌부의 합작 사기극"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제는 애초부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협상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3대 특검법 수정안에 합의할 경우 대여 투쟁의 진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이 두 차례에 걸쳐 장시간 이어진 배경도 이 같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고민이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에서는 '투쟁론'이 급격히 힘을 받을 것이란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관 앞에서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를 연다. 전국 소집령을 내려 상당한 인파가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항의 뜻을 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 지도부는 조만간 대규모 장외 투쟁 일정도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장외 투쟁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당 관계자는 "이번 지도부의 성패는 결국 내년 지방선거에 달려 있다"며 "장외 투쟁에 나설 경우 전광훈 목사 등 아스팔트 세력과 함께하는 모습이 연출될 수밖에 없는데, 기존 실패 사례가 보여주듯 중도층 공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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