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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7 일부 내주고 '폴더블 독점' 노린다…삼성디스플레이 공급망 재편 '승부수' [소부장디과장]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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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7 일부 내주고 '폴더블 독점' 노린다…삼성디스플레이 공급망 재편 '승부수' [소부장디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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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아이폰 프로 첫 진입…삼성·LG 양분 구도 균열

삼성D, 폴더블 독점 준비 위해 프로 물량 일부 조정

공급망 다변화 압박 커진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아이폰17 공개와 함께 디스플레이 공급망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프로 모델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양분해왔던 애플 아이폰 프로 라인에 처음으로 중국 BOE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투입된 것. 업계에서는 단순한 점유율 이동으로 보기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OLED 독점 공급이라는 장기 전략을 위해 일부 물량을 의도적으로 조정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공개된 아이폰17 시리즈는 외형이나 카메라 등 주요 스펙 변화는 제한적이었지만, 디스플레이에서는 뚜렷한 업그레이드가 있었다. 기존 프로 모델에만 적용되던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OLED를 전 라인업으로 확대 적용한 것이다.

LTPO OLED는 전력 소모를 기존 대비 약 15% 줄여주는 기술로, 120Hz 가변 주사율과 AOD(올웨이즈온디스플레이) 기능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애플이 이를 전 모델에 확대 적용하면서 소비자 체감 품질 개선과 배터리 사용 시간 연장 효과가 기대된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 시리즈 디스플레이에서 절대적 공급자로 자리해왔다. 특히 프로 라인은 LTPO 기반 고사양 OLED 패널이 요구돼 삼성과 LG디스플레이만 납품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BOE가 처음으로 프로 모델 OLED를 납품하게 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초기 물량은 200만~300만대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프리미엄 라인 진입 자체가 상징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번에 BOE가 프로 모델에 진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물량 조정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애플 폴더블 아이폰 패널 독점 공급을 준비하며, 생산라인과 자원을 폴더블 OLED에 우선 배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폴더블 전용 라인은 초기 수율 확보와 공정 안정화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 아이폰 프로 물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17 프로 물량을 일부 내준 것은 단순히 경쟁력 상실이 아니라, 내년 애플 폴더블 OLED 독점 공급이라는 큰 판을 준비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라며 "BOE 입장에서는 기회를 얻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의 전략적 행보 속에서 얻어진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삼성과 LG디스플레이 모두 BOE의 프로 라인 진입을 부담 요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애플이 공급망을 넓히는 것은 곧 협상력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BOE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한다면, 한국 업체들의 수익성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권을 다시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양산 경험과 수율 관리에서 경쟁사 대비 월등한 역량을 축적해왔고,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경우 삼성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17 공급 물량을 일부 조정한 건 폴더블 독점 공급을 준비하기 위한 장기적 승부수로 볼 수 있다"라며 "내년 폴더블 독점 여부가 디스플레이 산업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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