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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질문에 답 못하더니…최악 가뭄에도 '강릉시장님, 칭찬합니다' 댓글 지시

파이낸셜뉴스 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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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질문에 답 못하더니…최악 가뭄에도 '강릉시장님, 칭찬합니다' 댓글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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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잘못된 정보와 비판 글 많다…맘카페 등 글이랑 댓글 올려라"
공무원만 접속 가능한 행정 내부망엔 '김홍규 시장님 칭찬합니다' 글 등록
시민단체 "가뭄 극복보다 여론몰이만 궁리"…시 "오류 잡기 위한 취지일 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08년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강원 강릉지역에 재난사태까지 선포된 가운데 김홍규 강릉시장이 가뭄 등과 관련해 인터넷 등에 잘못된 정보가 많다며 직원들에게 사실상 댓글을 지시해 논란이다.

시민단체 강릉시민행동은 지난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홍규 시장은 지난 8월 29일 시청에서 여성 공무원 60여명이 참석한 긴급회의에서 가뭄 및 물 부족과 관련해 언론과 인터넷에서 잘못된 정보와 비판적인 내용이 많다"며 "이는 시민들을 자극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것으로 직원들이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강릉시민행동에 따르면 김 시장은 직원들이 허위 내용을 바로잡아 사실을 알리고 인터넷에 글도 올리며 댓글도 올리라는 내용을 지시했다. 특히 강릉맘까페에 직원들이 직접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아야 한다는 말도 했다.

이에 시청 주요 부서의 한 과장은 "시장님 이하 우리 직원들의 가뭄 극복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해 주시기를 바란다. 직원 중 강릉맘까페 가입 직원들이 있으면 정확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허위 사실에 대한 댓글도 함께 부탁드린다"는 메시지를 타 부서 과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시는 극한 가뭄으로 수도 계량기를 잠그는 본격적인 제한급수가 시행되면서 가뭄에 대한 준비 미흡 등으로 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을 때 내려졌다. 이후 맘카페에 시를 옹호하는 듯한 내용의 댓글이 일부 달린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시민행동은 또 지난달 30일 강릉시 새올행정시스템의 '칭찬합시다'에는 '김홍규 시장님을 칭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등록되고 이후 100여개의 칭찬 댓글이 달렸다며 관련 내용을 캡처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새올행정시스템은 일반 시민이 접속할 수 없는 행정 내부망이다. 공무원만 글쓰기와 접속이 가능하다.

강릉시민행동이 공개한 해당 글에는 "강릉맘 동원에 대한 직감은 있었는데 이렇게 실제로 한다는 걸 알게 됐네요", "어이가 없네요. 정신 차리세요", "대책 없이 안일하게 생각하다 시민을 나락으로 떨어뜨려 놓고 직원 위에 군림한다면 자격이 없는 소치" 등의 비난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강릉시민행동은 "가뭄 극복에 온 힘을 쏟아도 모자랄 중대한 시간에 본인에 대한 부정 여론을 어떻게든 돌려 세울 고민을 하고 공무원들을 동원한 여론몰이 궁리에나 신경을 쓴 것"이라며 "엄밀히 말해 공무원에게 댓글을 통한 여론조작을 지시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정보는 강릉시 홈페이지와 재난문자, 공식브리핑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으나 강릉시는 지금까지 물 부족과 관련, 심지어 단수 안내 문자 한번 없었다"고 비판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여러 가지로 강릉시가 어려운 사정이다. 가뭄 대응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한 취지였다"는 입장만 전했다.
#가뭄 #댓글 #김홍규 #강릉시장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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