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외국인 총감독 엠마뉘엘 드 레코테…"어떻게 살아야 할지 사진으로 보여줄 것"
'생명의 울림' 주제로 30여개국 작가 참여…자연과 인간 상호 의존성 조명
'생명의 울림' 주제로 30여개국 작가 참여…자연과 인간 상호 의존성 조명
엠마뉘엘 드 레코테(57) 총감독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대구를 세계 사진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합니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대구사진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엠마뉘엘 드 레코테(57)는 10일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레코테 총감독은 파리시립현대미술관 사진 큐레이터 출신으로 2020년부터 매년 파리 전역에서 열리는 '포토 데이스 페스티벌'을 이끌고 있다.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서울 성곡미술관 등에서도 전시를 기획해 온 인물이다.
'생명의 울림'을 주제로 18일부터 11월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에는 30여 개국 2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사진, 영상, 설치 등 7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대구 전역에서 진행된다.
대구사진비엔날레에서 외국인 총감독이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은 "8회까지는 총감독이 없다가 9회부터 총감독 체제를 도입했고 올해는 처음으로 외국인 총감독을 영입했다"며 "갈수록 국제화되는 비엔날레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 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 포스터 |
올해 비엔날레는 '생명의 울림'을 주제로 8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생명은 인간을 넘어 동물이나 식물, 땅과 바다 등 하나의 유기체로서의 지구를 의미한다.
레코테 총감독은 "오랫동안 인간 중심으로 세계를 봤지만 이런 사고가 문제가 되고 있으며 자연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야 할 시기가 왔다"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 우주 속 인간의 위치를 사진 예술로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시의 핵심 정신으로 '공생세'(Symbiocene)를 꼽았다. 철학자 글렌 올브렉트가 제안한 용어로 모든 생명체가 상호 연결되며 치유와 회복을 지향하는 시대를 뜻한다.
인간이 지구 생태계와 지질학적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개념인 '인류세'(Anthropocene)를 넘어 자연과 인간이 서로 협력하고 상호 도움이 되는 관계가 돼야 한다는 개념이다.
레코테 총감독은 "자연과 인간의 상호 의존성이 중심 주제"라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가와구치 린코 작 '이 구체 위에서 끝없이 연결되는' |
가와구치 린코는 일상의 사물과 순간을 부드럽고 사색적인 시선으로 포착하는 작가다. 자연광과 세심한 구도를 통해 놓치기 쉬운 일상의 작은 디테일을 아름답게 드러내, 관람객에게 평범한 순간을 새롭게 바라보는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세상의 기원'이라는 제목의 특별전도 열린다. 여성의 성기와 체모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 대한 논쟁의 단골 소재가 되는 귀스타브 쿠르베(1819∼1877)의 1866년 작 '세상의 기원'을 모티프로 한 전시다. 생명의 근원과 여성성을 사진적 언어로 재해석한다.
이 밖에 포토북 전시, 국제사진심포지엄, 국내외 전문가와의 멘토링 프로그램 '포트폴리오 리뷰', 시민이 참여하는 '2025 프린지 포토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준비됐다.
레코테 총감독은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을 영상이나 사진 등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며 "예술을 통해 보이지 않는 관계를 살펴보고 자연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다시, 사진으로' 전경 |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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