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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만 남은 '문신사법' 제정… 문신사 vs 의사, 적에서 친구 될까

머니투데이 정심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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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만 남은 '문신사법' 제정… 문신사 vs 의사, 적에서 친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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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사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10일, 대한문신사중앙회 소속 문신사들이 "불법의 사각지대를 끝내야 한다"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사진=정심교 기자

문신사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10일, 대한문신사중앙회 소속 문신사들이 "불법의 사각지대를 끝내야 한다"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사진=정심교 기자


지난 수십년간 불법의 그늘에서 몰래 일해온 문신사들이 양지로 나올 수 있을까. 비의료인에게 문신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이 10일 오후 5시20분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법제화 마지막 단계인 본회의만 남겨뒀다. 문신사들은 본회의 통과를 확신하며, 법 제정 이후를 서둘러 대비하자는 분위기다. 문신사법을 저지해온 의사단체는 한발 물러서서 '법을 막을 수 없다면 안전한 문신시술을 위해 의사들에게 교육·관리·감독 등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10일 오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오른 안건 74개 가운데 '문신사법안(대안)'은 34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회의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문신사법안을 만들 때)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됐나"고 질의하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의 요구를 반영해 수정대안(수정된 통합법안)을 만든 것"이라며 "(법안을 만들 때) 국민 위생과 안전관리에 초점을 뒀다. 위급상황 발생 시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하게 하고, 문신사의 문신 제거 금지 조항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장관은 "대부분의 나라에선 문신시술을 의료행위로 보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선 의료행위로 봤기 때문에 관련 면허·업종이 규정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면서 "법 시행을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상정된 법안은 여야가 앞다퉈 발의한 3개 법안, 즉 △문신사법안 △문신사·반영구화장사법안 △타투이스트에 관한 법률안을 통합한 '대안'이다. 이 대안은 보건복지부가 각 의원실과 수정·보완한 것으로, 지난 1월22일 여야가 발의한 문신사법안 3개가 국회 복지위 법안심사제2소위에서 '통일된 법안'을 끌어내지 못한 이유로 계류되면서 '상정 재도전'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는 문신사법 법제화에 여야와 보건복지부가 힘을 모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신사법안 대안은 △문신사 면허 발급 △일반의약품(마취 목적) 사용 허용 △문신 제거 행위 금지 △부작용 신고 및 공제조합 가입 의무화 △위생교육 의무화 △공익신고 활성화 등 조항을 포함했다.

문신사법 법제화가 속도를 내자 대한문신사중앙회는 문신사법 제정·시행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문신사 직업윤리강령'을 선포했다. 이 윤리강령은 △안전하고 위생적인 시술 환경 구축 △불법·비위생적 재료 사용 금지 △고객 자기결정권 존중 △미성년자 시술 금지 및 취약계층 보호 △의료기관과의 협력 등을 담았다. 이 중앙회 임보란 회장은 10일 기자에게 "문신사법이 제정되더라도 시행까지는 2년이 걸린다"며 "문신사들이 단순히 문신사법만 따르는 게 아니라, 자정 노력을 더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전문 직역이 되겠다는 목표로 자체 윤리강령을 만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법사위 통과 소식에 문신사들은 환호하면서도 다음 날 상정이 예고된 국회 본회의의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4년 차 두피문신사 이준수(45)씨는 "누가 물어봐도 내 직업이 '문신사'임을 당당히 밝힐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불법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떳떳한 직업을 가진 가장이자 아빠가 될 수 있어서 너무나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법안 통과 직후 대한문신사중앙회는 "불법의 그늘에 갇혀 지내온 문신사가 드디어 양지로 나설 채비를 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의 입장을 냈다. 이 중앙회 임보란 회장은 "그동안 믿고 지지해주신 국민과 국회, 그리고 동료 문신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하지만 아직 본회의 표결 전인 만큼, 끝까지 차분하게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제출한 의견서 일부. /자료=해당 의원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제출한 의견서 일부. /자료=해당 의원실


법사위 통과 소식에 의사단체에선 문신시술의 안전과 위생을 우려하면서도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각 의원실에 낸 의견서가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해당 의견서에 따르면 의협은 "눈썹문신은 허용하되 타투는 불허할 것" "의사는 문신사 면허발급 대상에서 프리패스할 것" 등의 취지가 담긴 의견서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재만 의협 정책이사는 문신사법의 법사위 통과 직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신사법이 제정되더라도 시행까지 2년이 걸리는 만큼, 의협이 낸 의견서에 담긴 내용이 시행령·시행규칙에 반영되도록 문신사법을 수정·보완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합의된 내용을 담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예상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생·감염 교육에 대한 주도권은 의사단체가 가져가야 할 것"이라며 "문신용 염료의 안전성, 청소년의 문신 제거, 레이저를 이용한 문신 제거술 등과 관련해 문신업계와 의사단체와 풀어야 할 게 많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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