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폴란드, 영공 침범 러시아 드론 격추…"푸틴, 전쟁 확대하려 해"

머니투데이 김종훈기자
원문보기

폴란드, 영공 침범 러시아 드론 격추…"푸틴, 전쟁 확대하려 해"

서울맑음 / 4.4 °
폴란드 군 사령부 "폴란드 국민 생명 위협하는 침략 행위" 강력 비판

10일(현지시간)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범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주재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10일(현지시간)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범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주재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10일 폴란드 영공에 침입한 러시아 드론이 격추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침입 경보와 함께 일시 폐쇄됐던 현지 주요 4개 공항은 루블린 공항을 제외하고 정상 운영을 개시했다. 폴란드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다. 국제사회에서는 러시아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군 사령부는 이날 새벽 영공을 침범한 드론 중 일부를 격추, 동맹국들과 공동 수행한 항공 작전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사상자는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폴란드 측은 군, 경찰을 동원해 추락 잔해를 수색하고 있으며 동부 초스노프카, 남동부 체스니키에서 드론 잔해 일부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폴란드 군은 레이더를 통해 10개 이상 비행체를 추적했고 위험 가능성이 있는 비행체를 무력화했다고 했는데 몇 기를 격추한 것인지, 영공을 침범한 드론 전부를 격추한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드론 최소 8대가 폴란드를 겨냥했다고 엑스 게시글을 통해 주장했다.

폴란드 군 사령부는 이번 영공 침범에 대해 "폴란드 국민들의 생명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침략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확대하려 한다"며 "미온적인 대응은 러시아를 더욱 자극할 것이고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은 더욱 깊숙이 유럽으로 침투할 것"이라고 했디.

로이터통신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루마니아 등 인접국 영공을 침범한 사례가 여러번 있었지만 격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중재에 나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이번 사건에 관한 브리핑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러시아가 폴란드 영공을 이미 여러번 침공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을 보호하려는 우리의 결의를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윌슨 공화당 하원의원은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인 폴란드를 공격하고 있다"며 "이는 전쟁 행위"라고 비판했다.

폴란드는 러시아 동맹인 벨라루스, 우크라이나의 서쪽에 위치했다.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서부를 드론으로 공습했는데, 우크라이나 공군에서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에 진입했다는 경고를 보냈다. 이에 폴란드는 바르샤바 쇼팽 공항, 모들린 공항, 르제슈프-야시오니카 공항을 폐쇄하고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그러면서 포들라스키에, 마조비에츠키에, 루블린 지역 주민들에게 특별히 안전을 당부했다. 벨라루스와 인접한 지역들이다.

투스크 총리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긴밀히 연락하며 이번 사건에 대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토 측은 "뤼터 사무총장이 폴란드 지도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EU는 폴란드와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영공 침범 사건 직전 폴란드와 벨라루스 사이 긴장은 매우 고조된 상태였다. 전날 폴란드는 벨라루스 간첩을 체포하고 간첩과 협력한 벨라루스 외교관 지위를 박탈했다고 밝혔다. 또 폴란드는 10일 밤부터 벨라루스와 접한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이튿날부터 폴란드와 가까운 벨라루스 서부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기 때문. 투스크 총리는 "군사지침 관점에서 매우 공격적인 것으로 보이는 훈련이 벨라루스 국경지대에서 실시된다"며 "안보 이유로 벨라루스와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폐쇄 기간은 "폴란드 국민이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간주될 때까지"라고 했다. 사실상 무기한 국경 폐쇄다. 이에 벨라루스 측은 폴란드 대리대사를 초치해 국경 폐쇄에 대해 항의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