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FR 변이 NSCLC 1차 치료, TKI 단독에서 병용요법으로 이동
I-DXd·이자브렌·LCB58A 등 ADC 부상…폐암 치료 패러다임 전환 가속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FLAURA2와 MARIPOSA 임상 결과/디자인=이지혜 |
아스트라제네카(AZ)와 존슨앤존슨(J&J)이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전체생존율(OS)을 크게 늘린 병용요법 임상 결과를 내놓으며 NSCLC 1차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했다. 유방암 치료에서 한 획을 항체-약물접합체(ADC)도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폐암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유한양행, 리가켐바이오 등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AZ는 지난 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오시머티닙+화학요법' 병용요법(FLAURA2)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날 J&J의 '아미반타납+레이저티닙' 병용요법(MARIPOSA)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분석한 논문이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을 통해 발표되며 각 회사의 병용요법 임상 결과에 대한 관심은 배가 됐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오시머티닙+화학요법 병용요법에서 확인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47.5개월이다.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의 37.9개월보다 9.9개월 연장된 수치다.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의 3년 시점 생존율은 63.1%, 4년 시점 생존율은 49.1%다. 사망 위험은 단독요법 대비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미반타납+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은 37.8개월간의 중앙 추적 관찰 기간동안 오시머티닙 단독요법 대비 OS를 더 유의미하게 연장시켰으며, 사망 위험을 25%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mOS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으며, 해당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들과 오시머티닙을 단독 투여받은 환자들의 3년 시점 생존율은 각각 60%, 51%다.
두 임상 모두 현재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1차 표준 치료법인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의 전체생존율(OS)을 넘어서는 결과를 보여준 만큼 향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양사는 각 병용요법을 기반으로 투약 편의성을 극대화하거나 또다른 약물과의 병용요법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다양한 병용요법 치료옵션을 확보하는 후속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J&J는 이번 학회에서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화학요법' 병용요법 임상(PALOMA-2)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리브리반트SC는 정맥주사(IV) 제형과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향후 경구제인 레이저티닙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투약 편의성을 극대화하겠단 J&J의 전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AZ는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으로 1차 치료를 받은 후에도 전이가 진행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오시머티닙+화학항암제 병용 요법 임상(COMPEL)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환자들에겐 현재 2차 치료로 화학요법이 활용되는데, 이번 임상을 통해 오시머티닙을 병용할 경우 무진행생존기간(PFS) 악화 위험이 57%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mOS는 병용요법군 15.9개월, 단독요법군 9.8개월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병용요법군에서 연장되는 경향을 보였다.
해당 임상에 대해선 AZ가 오시머티닙과 병용하는 화학요법을 ADC로 대체하는 병용요법의 개발 전략을 세우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J&J도 이와 같은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J&J가 2023년 리가켐바이오로부터 기술도입(L/I)한 TROP2 타깃 ADC 파이프라인 'LCB84'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TROP2 단백질은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과발현한다.
이번 학회에선 다이이찌 산쿄와 미국 머크(MSD)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이피나타맙 데룩스테칸'(I-DXd)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미국 시스트이뮨이 공동 개발 중인 이중항체 ADC '이자브렌' 등의 임상 2상 결과도 발표됐다. 국내 대표 ADC 개발사 리가켐바이오는 자체 개발 중인 CEACAM5 타깃 항체-약물접합체(ADC) 파이프라인 'LCB58A'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회사는 LCB58A가 앞서 사노피가 개발에 실패한 투사미타맙 항체 기반 ADC보다 우월한 내재화와 우수한 항종양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요법은 EGFR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단독에서 병용 요법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시장 점유율은 소수의 단독 요법 대상 환자를 제외하고는 FLAURA2와 MARIPOSA 양강 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최종 OS 도출 시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유한양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AZ가 ADC를 1/2차 시장에 진입하려 임상을 진행하는 만큼 J&J의 LCB84 개발 전략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옵션 행사에 따른 리가켐바이오의 업사이드를 주목하자"고 덧붙였다.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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