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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더 피할 데도 없다···이스라엘군, 가자시티 전역에 ‘대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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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더 피할 데도 없다···이스라엘군, 가자시티 전역에 ‘대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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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 목표 공세 앞두고 광범위 대피 명령
비용 부담 크고 떠나도 안전한 구역 없어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가자지구 남부로 대피하라고 명령한 후 피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가자지구 남부로 대피하라고 명령한 후 피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가자시티를 점령하기 위한 공세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광범위한 대피 명령을 내렸으나 안전과 비용 등의 문제로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대피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군은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앞두고 있다며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전면 대피령을 내렸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전역을 대상으로 대피 명령을 내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부터 가자시티를 점령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확대하면서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려왔으나 특정 구역에 한정된 것이었다.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 아비차이 아드라이는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격파하기로 했으며 가자 전역에서 그랬듯 가자시티 지역에서도 막강한 전력을 발휘해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엑스를 통해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여러 차례 대피 명령을 내려왔으나 주민 100만명 중 약 10만명만이 도시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이 ‘인도주의 지역’이라고 지정한 알마와시와 칸유니스 등 가자지구 남부는 이미 공습으로 폐허가 됐으며 피란민들로 인구가 과밀한 상태다. 이주 후 거주할 새로운 텐트와 임시 거처 등이 부족해 가자시티 주민들이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거비와 운송비 등 이주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대피령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주민들도 다수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 남부로 이주하는 데에 1000달러 이상의 비용이 든다. 가자시티 주민인 알라 하다드(29)는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알 수 없고, 소지품을 운반하는 것에 수백달러가 들기 때문에 나와 가족은 집에 머물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가자시티 주민 모하마드 아슈라프는 “차를 사려고 240달러를 냈는데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미 두 번째 쫓겨났고, 우리가 있을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필리프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엑스에 “가자지구에는 안전한 곳이 하나도 없고, 인도주의 구역은 더더욱 없다”고 밝혔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가자시티에 남아있는 많은 팔레스타인인은 떠나는 것이 말 그대로 불가능하다”며 “가자지구 전역에서 사람들은 낡은 방수포를 덧대 만든 임시 거처에서 야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 인구의 90% 이상인 190만명이 최소 1번 이상 피난길에 올랐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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