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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기 신도시 2500만㎡ 땅은 아직 보상 못해…“돈은 어디서?”

매일경제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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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기 신도시 2500만㎡ 땅은 아직 보상 못해…“돈은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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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후속 발표 6곳 중
사업규모 가장 큰 4곳 보상前
수십조원 보상비 지급 예상돼

LH 재무부담 갈수록 커지는데
재원 조달 방안 여전히 안보여


3기 신도시 후속 지구인 경기 광명시흥 과거 전경 [매경DB]

3기 신도시 후속 지구인 경기 광명시흥 과거 전경 [매경DB]


3기 신도시 가운데 아직 토지 보상을 시작하지 못한 사업지 규모가 약 2500만㎡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해당 사업지에 투입해야 할 토지 보상비가 족히 20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정부는 최근 9·7 대책에서 토지 보상에 협조하는 이들에게 ‘장려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LH 재원 부담이 갈수록 커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10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LH가 사업 시행을 맡은 3기 신도시 후속 공공택지지구 6곳 가운데 4곳은 아직 토지 보상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 광명시흥(1271만㎡), 의왕군포안산(597만㎡), 화성진안(453만㎡), 화성봉담3(229만㎡) 지구가 그 대상이다. 4개 사업지의 토지 면적만 약 2550만㎡에 달한다. 해당 지구들은 문재인 정부 후반에 신규 발표돼 3기 신도시 후속 지구(기타 지구)로 불린다.

3기 신도시 후속 지구인 경기 광명시흥 일대 과거 전경 [매경DB]

3기 신도시 후속 지구인 경기 광명시흥 일대 과거 전경 [매경DB]


그나마 LH는 지난달 광명시흥 지구에 대한 보상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의왕군포안산과 화성진안, 화성봉담3도 연내 개발 계획 승인이 목표다. 내년부터 보상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LH 입장에선 여러 지구의 막대한 토지보상비를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LH는 이미 또 다른 3기 신도시 후속 지구인 과천과천(169만㎡)에 토지 보상금 1조7790억원을 지급했다. 안산장상(221만㎡) 토지 보상금도 1조417억원 수준이다. 이를 토대로 단순 추산하면 4개 사업지 약 2550만㎡ 규모의 토지 보상금은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광명시흥은 서울과 거리가 가까워 토지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매겨질 수 있다.

문제는 정부가 9·7 대책에서 LH 직접 시행 원칙을 밝히며 택지 매각을 전면 중단했다는 점이다. LH는 그간 택지 매각을 통해 얻은 수익이나 채권 발행으로 보상 재원을 마련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채권 발행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LH 부채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출처=김은혜 의원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출처=김은혜 의원실]


이에 대해 김은혜 의원은 “부동산 대책에서 민간을 제외하려니 빚어지는 참사”라며 “올해 LH는 부채가 170조원, 부채비율이 226%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LH 재무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십조원의 재원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다는 건 망상이자 국민 기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보상 협조자에겐 가산금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보상에 협조하면 웃돈을 준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선 제시하지 않았다. LH는 보상을 코앞에 둔 3기 신도시 후속 지구들부터 보상 협조 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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