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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부채 짊어진 프랑스···신임 총리의 최우선 과제는 예산안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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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부채 짊어진 프랑스···신임 총리의 최우선 과제는 예산안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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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측근 기용에 민심 더 악화될 우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신임 총리. AP연합뉴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신임 총리.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의회의 불신임으로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 내각이 사퇴한 지 하루 만인 9일(현지시간)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국방부 장관(39)을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 불과 20개월 사이에 다섯 번째 총리다.

엘리제궁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신임 총리가 “프랑스의 독립성과 국력을 지키고 국민에 봉사하며 정치·제도적 안정을 통해 국가 통합을 이루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이 신임 총리에게 의회 정당들과 협의해 국가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향후 정책 결정에 필요한 합의를 도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과거 우파 공화당(LR)에서 정계에 입문했다가 2017년 마크롱 대통령 집권과 함께 입각해 집권 여당 르네상스로 당적을 옮겼다. 마크롱 1기 행정부에서 생태부 차관과 해외영토부 장관 등을 지냈으며 2기 행정부에서 정권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2기 첫 총리인 엘리자베트 보른 내각에서 국방장관으로 기용된 뒤 가브리엘 아탈, 미셸 바르니에,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 내각에서 연이어 유임되며 절대적 신임을 받았다. 지난 3년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을 총괄해왔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르코르뉘 총리에 대해 “정치적 성과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마크롱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왔다”며 “국방 예산과 정책 집행을 일사불란하게 이끌며 대통령의 ‘분신’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의회 내 다양한 세력과 소통할 줄 아는 ‘타협의 기술자’로 평가를 받는다. 그의 최우선 과제는 2026년 예산안 합의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4%에 달하는 정부 부채를 짊어진 프랑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긴축안을 추진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바이루 내각이 붕괴했다. 이 과제는 르코르뉘 총리에게도 큰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정치적 입지가 약화한 마크롱 대통령이 측근을 총리로 임명한 것이 민심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사회당 등 좌파 진영은 그를 마크롱 대통령의 충실한 대리인으로 치부하며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극좌 성향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엑스에 “의회와 유권자, 정치적 품위를 경멸하는 이 비극적 희극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마크롱 대통령의 퇴진뿐”이라고 맹비난했다. LFI와 연대한 녹색당의 마린 통들리에 대표 역시 “마크롱 대통령은 점점 더 핵심 측근들만 고집하고 있다”며 “이는 프랑스 국민을 무시하는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LFI, 녹색당, 공산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하원에 대통령 탄핵안을 공동 발의했다.


신임 총리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진 극우 국민연합(RN)과의 관계 설정도 과제 중 하나다. 그는 마린 르펜 RN 의원과의 비밀 만찬 등 밀착 행보를 보여 “극우와 거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르코르뉘 총리는 엑스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의 신뢰에 사의를 표하며 국민에게 “여러분의 기대를 잘 알고 있으며 어려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부채 벽 부딪힌 프랑스 정부 또 ‘붕괴’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092052015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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