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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돌아오자 PA간호사 토사구팽"…서울대병원 노조, 17일부터 총파업

머니투데이 홍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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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돌아오자 PA간호사 토사구팽"…서울대병원 노조, 17일부터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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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조 17일부터 총파업 선언
쟁의행위 찬반투표 중 93% 찬성
"인력 충원·임금체계 개편" 요구

서울대병원 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필수 인력 충원과 임금 개선 등을 요구하며 오는 1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홍효진 기자

서울대병원 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필수 인력 충원과 임금 개선 등을 요구하며 오는 1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홍효진 기자


"1년6개월간 전공의 공백을 대신했던 진료지원(PA) 간호사는 토사구팽당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이 인력 충원과 임금 개선 등을 요구하며 오는 1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 1일 전공의 상당수가 복귀한 가운데 노조 파업이 결정되면서, 병원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권지은 서울대병원 노조 교섭단장(간호사)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열린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에서 "전공의 공백 기간 현장을 지킨 PA 간호사는 토사구팽당하고 있다"며 "당사자 의견 수렴과 설명도 없이, 노조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 부서 배치를 강행하고 있다. 의정 사태 기간 병원을 지킨 노동자들은 병원에 대체 무엇이냐"고 말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노조는 지난 5~9일 진행한 노조 파업 찬반투표 결과 찬성 93%로 오는 17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해당 노조는 간호사·임상병리사·환자이송 인력·환경미화원·시설지원직·보건기사 등 서울대병원 소속 비(非) 의사 직군 약 35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유지원 서울대병원 노조 사무장은 "노조와 병원은 지난 6월2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5차례 단체교섭과 30여차례의 실무교섭을 진행했다"며 "그러나 병원은 아직도 (노조 요구에 대한) 수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8일 조정신청을 했고 이달 5~9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 중 93% 찬성 결과로 총파업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노사 간 본 조정은 오는 12일로 예정돼 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인력 충원 관련 위험 업무와 야간 업무에 혼자 일하는 1인 근무 개선을 포함해 부서별 인력 46명 충원·비정규직 2명의 정규직화·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 1대7 기준 충족을 위한 57명 충원 등을 요구 중이다. 이외에도 실질임금 인상 및 현 임금체계 개편, 과잉 진료 방지를 위한 의사 성과급제 폐지 등도 주장하고 있다.

유 사무장은 "현재 병원은 정부 지침과 재정 적자를 핑계로 환자 안전을 위한 인력 확충과 실질적 임금인상을 거부하고 있다"며 "서울대병원 임금은 국립대병원 중 최하위권을 맴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노조는 "2015년 서울대병원 경영진이 불법적으로 임금체계를 개악(改惡), 72계단 형식의 임금 체계를 통해 평생을 일해도 정상 임금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필수 인력 충원과 임금 개선 등을 요구하며 오는 1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발언 중인 권지은 노조 교섭단장(간호사). /사진=홍효진 기자

서울대병원 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필수 인력 충원과 임금 개선 등을 요구하며 오는 1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발언 중인 권지은 노조 교섭단장(간호사). /사진=홍효진 기자



박나래 노조 분회장은 "아직도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고 간호사는 많은 환자를 돌보는 부담으로 사직을 고민 중이지만, 병원은 법적·제도적으로 책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 사업장의 높은 노동 강도로 인해 반복되는 사직 속에 중환자실도 신규가 신규를 가르치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분회장은 "국립대병원의 (소관부처) 보건복지부 이관과 공공병원 네트워크 수립, 공공병상 확대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채민 노조 교섭위원(서울대병원 소아중환자실 간호사)은 "중환자실은 환자 안전 확보를 위해 간호사 1명당 최대 2명의 환자를 담당하는데, 인력 부족으로 3명 이상의 중환자를 맡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담당 교수조차 '여기 있는 간호사가 전부냐'고 답답해할 정도다. 현장에선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소리치는데 정작 병원은 인력이 필요한 근거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립대병원 노조의 파업은 서울대병원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원대·경북대·충북대병원도 쟁의행위 관련 찬반투표를 진행 중으로, 가결 시 오는 17일 서울대병원과 공동 파업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의료연대본부는 "노동위원회 조정이 불성립하고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가결될 경우 이달 17일 공동파업 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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