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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 ‘무분별한 통신 조회’에 인권위 “법원 허가 절차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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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 ‘무분별한 통신 조회’에 인권위 “법원 허가 절차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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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의 건물 모습. 한수빈 기자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의 건물 모습. 한수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통신 조회’를 제한할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수사기관에도 ‘내부 통제 절차’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10일 “지난달 25일 국회의장에게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수사기관이 전기통신사업자로부터 통신 이용자 정보를 받는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검찰총장, 경찰청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등에게도 “기관 자체적으로 사전 심사를 거친 후 최소한의 정보만을 요청하도록 내부통제 절차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수사기관의 ‘광범위한 통신 조회’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꾸준히 나왔다. 지난해 8월에는 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야당 정치인과 언론인 등 3000여명의 통신 이용자 정보를 조회한 사실이 알려졌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의 통신 이용자 정보 제공 제도에 따라 수사기관은 재판, 수사 등을 위해 사업자에게 이용자의 정보 제출을 요청할 수 있고 전기통신 사업자는 이에 응할 수 있다. 제출 범위에는 이용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가입일과 해지일 등이 포함된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1978년의 기술적, 사회적 환경에서 마련된 제도 틀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되면서 기술이 급격히 발전한 오늘날까지 아무런 견제 장치 없이 수사기관이 이용자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라며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에 어긋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인공지능(AI)과 같은 고도화된 기술이 수사기관에도 도입되면서, 이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행동 패턴, 사회관계 등 민감 정보를 파악할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고 봤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유엔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 등은 각각 2015년, 2017년, 2019년에 영장 없이 이용자 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현행 제도가 국민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인권위는 법이 개정되기 전이라도 수사기관에서 ‘주민등록번호’ 대신 ‘생년월일’ 정도만을 받도록 개선하고, 상세 주소는 밝히지 않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수사기관이 얻은 정보들에 이용자 정보를 어떻게 폐기할 것인지에 관한 규정, 비밀 유지 규정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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