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이재명정부 100일]AI·반도체 육성 앞세웠지만…'반기업법' 재계 반발 커져

이데일리 황병서
원문보기

[이재명정부 100일]AI·반도체 육성 앞세웠지만…'반기업법' 재계 반발 커져

서울맑음 / -3.9 °
경제 회복세 반영 지지율 안정…AI 등 성장동력 제시
탄핵 정국 여파 속 선방했지만 통상 압박 등 부담
노동계와 재계 사이의 균형점 잡는 것은 숙제로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지난 100일 동안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한국 경제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취임 직후 한국 경제 상황을 ‘위기’로 규정한 이 대통령은 바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빠르게 민생소비쿠폰을 지급하는 등 내수 진작에 속도감 있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에너지 고속도로 등 성장률 제고를 위한 신성장 전략을 내놓으며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하기도 했다. 첨단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아 한국 경제의 활로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7%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말 마이너스 성장의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정부가 조기 집행한 추경과 소비쿠폰 정책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3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 기조를 바탕으로 정책을 이끌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재정 투입 효과가 제한적일 경우 미래 세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AI와 반도체 산업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제시하며 적극 지원 의지를 밝히고 있다. 재정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난 8일 열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도 그는 “AI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주 친화적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코스피 5000 시대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이 강화되면 기업 가치도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기업들이 반기는 않는 법안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재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 5000을 전략적으로 내세웠지만 최근 발표한 세법 개정안은 오히려 코스피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한반도 운전자론 같은 전략적 구도가 있었는데 이재명 정부는 그런 틀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으로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속도 조절 필요성을 언급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도 “40~50대 지지층을 겨냥한 정책 위주로 보인다”며 “겉으로는 협치·통합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마이웨이”라고 평가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치적 협치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차 교수는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 대통령이 소통과 통합을 내세우는 부분이 두드러졌다”며 “성과가 당장은 크지 않겠지만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다만 민주당 중심의 입법 독주가 이어지고 있고 대통령 말이 잘 반영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당·정 간 불협화음을 신경 쓰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