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김민석 총리 “검사 보완수사권, 열어 놓고 얘기하자”

한겨레
원문보기

김민석 총리 “검사 보완수사권, 열어 놓고 얘기하자”

서울맑음 / -3.9 °
김민석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직격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김민석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직격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김민석 국무총리를 지난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총리 접견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출범 100일을 맞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방향을 짚어보고 여러 현안을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서였다.



김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에서 총리로 직행했다. 이 대통령이 김 총리의 정국 흐름을 읽는 안목과 국정 능력을 높이 평가한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시사저널’ 조사에선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장 크게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 1위에 김 총리가 올랐다. 정치인이 대통령 배우자를 제치고 이 조사에서 1위를 한 것은 4년 만이다. 정치에선 때론 사실보다 인식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지금 국민들이 김 총리를 새 정부의 형식적 2인자 이상의 ‘실세’로 인식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지난 7일 확정된 정부 조직 개편에선 기획재정부에서 분리된 기획예산처가 18년 만에 총리 산하 직할 부서로 배속되기도 했다. 검찰청 해체 이후 후속 검찰개혁 입법을 준비하는 ‘검찰개혁추진단’도 총리 산하에 구성한다는 데 당정이 합의했다.




김 총리 자신은 ‘영향력 1위’ 조사에 대해 “큰 의미가 있는 수치라고 생각 안 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특별한 이유는 없을 거고, 그냥 이 시점에 총리니까 그렇겠지 뭐 이 정도 아닐까 싶다.” 기획예산처 배속에 대해서도 “정부 조직 편제 편의상 그렇게 한 것”이라며 “총리의 권한이나 기능이 더 강화되고 이런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검찰개혁 후속 입법과 관련해선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시점”이라면서도 몇 가지 힌트를 주는 언급을 했다. 미국의 우리 국민 구금 사태 해법과 관세 협상 상황, 산재 대응, 부동산 공급 대책 등에 대해서도 묻고 듣는 시간을 가졌다.



—새 정부 출범 뒤 석달, 총리 취임 뒤 두달여가 지났다.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60%대로 고공행진하다 특별사면 시점을 계기로 한풀 꺾였다. 이후 한-미 정상회담 뒤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어떻게 봤나?



“이재명 대통령 본인이 마지막 퇴임할 때 지지율이 제일 중요한 게 아니냐라는 얘기를 몇 번 하시는 걸 들었다. 중간에 이런저런 등락에 너무 신경 안 쓰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신 거고. 말씀하신 대로 중간에 하락이 좀 있었다. 한-미 정상회담 하고 다시 60%대로 올라가서, 취임 100일로 놓고 보면 역대 3위권 안에 든다. 저는 이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이 이렇게 일정 범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실무적인 안정성이 있고, 정무적으로도 급반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지 않나.”



—지난달 첫 총리 기자간담회에서 “내란 극복과 민생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요구를 일관되게 시행하는 것 외에 (지지율 제고의) 왕도가 없다”고 했다.



“내란 극복은 국회와 특검을 통해서, 또 법과 제도를 통해서 원칙대로 하되 너무 늘어지지 않게 적시에 하는 거 아니겠나. 결국 최종적인 지지율이라든가 평가는 경제에서 승부가 나지 않겠나.”



—생각대로 잘 돼 간다고 보나?



“정부 시작할 때 대통령과 말씀 나누기를, 한-미 정상회담 시기까지는 대통령께서 외교를 최우선 순위로 놓는 게 불가피하다고 봤다. 다행히 이제 1라운드가 넘어간 셈이 돼서 민생 경제에 집중할 여건이 됐다.”



—미국에서 우리 국민 300여명이 구금돼 충격을 줬다. 자진출국 형식으로 귀환하게 됐지만, 재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정확하게 확인하고 점검을 해봐야겠지만 미국 취업 비자 제도와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해온 관행 사이에 괴리가 있었던 것 같다. 일단 향후 과제는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비자 문제가 제도적 대안으로 처리돼야 될 것 같다. 미국에 투자를 하고 경제 협력을 하려면 안정적인 방문과 이동이 보장되지 않고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지 않나.



남는 아쉬움은 미국이 과연 그렇게까지 했어야 되는가 또는 사전 통지하면서 시정할 기회는 없었나 하는 건데, 앞으로 풀어가야 한다. 어쨌든 미국이 우리 문제제기를 받아들이고 자진 출국 형식으로 조속히 풀기로 한 건데,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풀자는 생각은 양쪽 다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자체가 미진했기 때문 아니냐는 주장을 한다.



“한-미 정상회담의 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상황이 빨리 풀린 거 아니겠나. 일반 국민 기준에서 보면 이번 한-미 정상회담 또는 관세 협상 자체가 기본적으로 일정한 불리함을 안고 시작한 것이지 않나. 우리는 일정하게 그걸 막아내고 불확실성도 없애면서, 마치 한-미 에프티에이(FTA·자유무역협정) 때 우리가 우려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손해만 봤다고 평가되지 않는 것처럼, 길게 보면 조선 등 전략 분야 협력은 오히려 5년, 10년 후에는 한국이 미국의 골간을 딱 점하게 되는 식으로 상호 간에 위치가 변할 가능성도 생겼다고 본다.”



—미국이 한국의 인프라 투자 등을 요구하며 아직 자동차 관세를 내리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 아닌가?



“물론 자동차 부분에서 그런 취약점이 있는 건 맞지만, 합을 겨뤄보면 대략 감이라는 게 생기지 않나. 우리 협상팀이 전체적으로 이 정도 선은 지켜낼 수 있겠다 하는 일정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선 일성으로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 내리겠다”고 했다. 어떤 느낌이 들었나?



“그런 얘기가 현실적인 울림을 갖기는 좀 어려운 국면 아닌가? 전당대회 직후 여러 열띤 분위기에서 하신 말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여야 지도자 회담도 그렇고 저도 국회로 장동혁 대표를 찾아가서 이야기도 했지만, 비교적 차분하게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려는 그런 마음가짐이라든가 표현을 하시더라.”



김민석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직격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김민석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직격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이 대통령과 ‘케미’가 잘 맞는다는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인 것 같다. 소통은 자주 하나?



“국무회의에서 뵙고 또 월요일마다 주례보고 회동이 기본이다. 그 외 이러저런 회의로 만날 때도 있고. 만나면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비공식적인 만남으로 이어질 경우도 있고 그렇다.”



—술 한 잔 나누는 기회도 좀 가지나?



“대통령은 술을 요새 안 하시는 것 같은데.(웃음) 식사 자리는 있다.”



—문재인 정부 때는 대통령-총리의 막걸리 회동이 화제가 됐다.



“대통령은 막걸리는 별로 안 좋아하시는 것 같아.”(웃음)



—경주 에이펙(APEC·아태경제협력체)에는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 다 참석하는 걸로 보면 되나?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희망을 보였고 시진핑 주석도 내년에 중국이 에이펙 개최하니까 참석 안 하실 이유가 없지 않나. 특별한 사유가 생기지 않는 한 그렇게 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참석은 추진되고 있나?



“일단 저는 추진하지 않고 있다.(웃음) 실제 에이펙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본다.”



—판문점에서 만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런 정치적 상상은 이미 시작된 거 아닌가?”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지 않나?



“일단 상상을 다양하게 하다 보면 세상이 변화할 수 있고.”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는 정부 조직 개편안이 확정됐다.



“지금은 검찰을 종래와 같은 틀에서 해체해야 된다는 국민적인 요구와, 법무부 자체가 검찰화되어 있기 때문에 법무부 아래 두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살아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인식이 워낙 크다. 그런 역사적 상황 위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본다. 제 개인적으로는 법무부 아래 (공소청과 분리된) 중수청을 두기는 현재의 역사적 국면에서 어렵다고 봤다.”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를 총리실 산하에 두는 것에 확신이 없다”고 했고, “검찰 보완수사권도 공론 영역에 못 오를 건 없다”고 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



“원래 초기에 총리 산하에 중수청을 두는 게 어떠냐 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저는 총리 산하 국가수사위원회를 두고 거기서 중수청과 같은 대규모 수사 기구를 지휘·관리하는 게 가능할까, 옥상옥 아닐까 고민했다.



보완수사 문제는, 수사기관 단위에서 수사를 다 하고 완전히 끝내버리게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사실상 기소-불기소까지 결정하는 권한을 주는 측면이 역으로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또 실제로 수사가 부족하거나 할 때 보완수사를 하거나 적어도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권한 등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선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하다고 본다.”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하는 쪽에선 보완수사권을 검찰(공소청)에 남겨두는 자체가 검찰을 수사기관으로 존속하게 하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한다.



“저도 그래서 보완수사보다는 보완수사 요구권으로 말씀을 드린 거다. 일단 총리 산하에 검찰개혁추진단이 만들어져서 논의를 해야 될 시점이기 때문에, 디테일에 대해선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다 열어두고 얘기할 수 있다. 추진단에서 모든 이슈를 쭉 정리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수청이 행안부 산하로 결정된 지금 국수위를 총리실 산하에 두는 건 어떻게 보나?



“현재로서는 별로 그런 생각(국가수사위 설치)은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면 수사기관 간 조정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나?



“그런 부분을 포함한 논의를 이제 해야지. 다 디테일의 영역에 있는 거다.”



—하여튼 국수위로 꼭 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신 것 같다.



“그렇다.”



—한덕수 전 총리가 ‘내란수괴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어떻게 느끼셨나?



“역사의 한 순간에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낀다. 공직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변명을 허용하지 않는 것 아닌가? 저 스스로도 그런 무거움이 있는 위치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한 전 총리 구속영장 기각 뒤 민주당에서 내란특별재판부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졌다. 어떻게 보나?



“아직 민주당 안이 확정되거나 한 게 아니고, 또 야당에서 지적하는 법적인 문제점이 어떻게 거기 담겨 있는지도 드러나 있지 않은 상황이라 판단하고 평가하기엔 좀 이르다. 그렇지만 현재의 사법부가 내란 과정에서 여러번 국민 기대와 신뢰에 부응하지 못했지 않나. 그 시점의 저는 그걸 그대로 둬도 되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 한 전 총리 영장 기각 등을 보면서도 이런 역사적 시기에 부응할 만한 재판부 구성의 필요성에 대해 사실 국민의 입장에서 굉장히 공감이 크다.”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하느냐, 10억원으로 하느냐는 언제 결론이 나나?



“경제부총리가 9월 중엔 결론을 낸다고 했다. 제 느낌으로는 그렇게 오래 끌지는 않지 않겠나 본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면직 검토는 어떻게 되고 있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 문제를 지적한 건데, 저도 국무회의에서 보면서 너무 특정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게 아니냐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정부 조직 개편을 하면서 방통위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개편하는 안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게 꼭 이 위원장을 염두에 둔 건 아니지만 그 차원에서도 변화가 있지 않겠나 싶다.”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 대처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총리도 공감대가 있으실 텐데?



“이번 사안은 대통령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지만 별로 안 다뤄지던 문제를 공론의 영역에 어젠다로 올려낸, 대통령 리더십 가운데 의제 제기 기능을 가장 대표적으로 발휘한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그런만큼 한번 하고 말 게 아니라 강력하게 제도의 영역으로 넘어가서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산재 문제에 대한 접근은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종합적이고 강력하고 지속적일 것이라고 본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공급 대책을 두고, 민간 참여를 이끌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일부 나온다.



“이번에 제일 큰 주안점은, 그동안 손에 딱 잡히는 시기 안에 실제로 이행되는 실행계획보다 비전을 주로 발표해온 것과 달리, 착공 기준 목표를 세워서 실행할 계획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착공하면 곧 분양하고 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준공이 되는 거니까. 또 민간은 시중 경기 등에 따라 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덮어두고 하지 않나. 이번엔 엘에이치(LH)가 책임지고 땅만 파는 게 아니라 실제 시행을 책임지게 한다는 것이고. 지금 제시한 숫자들이 수도권에 연 27만채씩 5년에 135만채인데, 그 실행성을 확실하게 하면서 나머지 대책들을 보완해 나가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게 차이다.”



wonje@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