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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보 목사 구속에… 한동훈 "사법부, 권력 마음 읽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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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보 목사 구속에… 한동훈 "사법부, 권력 마음 읽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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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 손 목사 혐의는 선거법 위반
韓 "표현 자유 있는데 이 정도로 구속?"
"전례나 상식에 비춰 지나치다" 지적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1일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1일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반탄)' 활동을 해 온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검경(검찰·경찰)과 사법부가 권력의 마음을 읽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구속 수사 필요성이 낮은 사건에 대해서까지 수사기관과 법원이 구속영장을 청구·발부한 것은 이재명 정부 의중을 고려한 것이라는 우회적 비판이었다.

한 전 대표는 9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손 목사 구속의 부당성을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엄성환 부산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손 목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이날 새벽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그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손 목사는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의 대표로, 올해 초 반탄 집회를 주도적으로 열었던 인물이다. 다만 이번 구속 시 적용된 혐의는 공직선거법·지방교육자치법 위반이다. ①부산교육감 재선거를 앞둔 지난 3월 교회 예배 자리에서 보수 성향 정승윤 후보와 대담한 뒤, 그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②정 후보 선거 사무실에서 '승리 기원 예배'를 열고 "우파 후보를 찍어 정말 하나님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발언했으며 ③대선을 앞둔 5, 6월 각종 기도회와 예배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당선시키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낙선시켜야 한다"고 말한 게 문제가 됐다.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3월 1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 '3·1절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3월 1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 '3·1절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는 이러한 손 목사의 혐의를 열거하면서 "혹시 언론이 모르는 숨은 혐의가 있는 게 아니라면, (손 목사를) 구속 수사하는 건 전례나 상식에 비춰 볼 때 지나치다"고 썼다. 특수통 검사 출신인 한 전 대표가 손 목사의 구속영장 발부를 문제 삼고 나선 건 △현직 목사이고 △금품 수수가 아닌 데다, 중대한 선거법 위반 행위도 아니라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 범죄 혐의로 구속 수사까지 받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누구를 비호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손 목사는 지난 선거(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저를 비하하고 낙선시켜야 한다고 적극 주장한 사람이지만, 법은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