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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노동당, 접전 끝 총선 승리···스퇴레 총리 재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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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노동당, 접전 끝 총선 승리···스퇴레 총리 재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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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당 24.7% 득표 돌풍···노르웨이 제1야당 부상
노르웨이 총선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노동당이 승리해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했다. EPA연합뉴스

노르웨이 총선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노동당이 승리해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했다. EPA연합뉴스


노르웨이 총선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집권 노동당이 승리해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극우 포퓰리스트 전진당의 약진은 향후 정치 지형을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총선 개표가 99% 진행된 상황에 노동당이 28.2% 득표율로 1위를 기록하며 전체 의회 169석 가운데 52석을 확보했다. 노동당과 연대하는 4개 정당을 합친 ‘좌파 연합’은 총 87석을 차지해 과반(85석)을 근소하게 넘겼다. 2021년 총선에서 확보했던 100석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스퇴레 총리는 재선이 확정되자 “접전을 예상했고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며 “우파 물결에도 사회민주주의가 여전히 승리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집회에 모인 지지자들은 “4년 더”를 연호하며 환호했다.

스퇴레 총리의 총선 승리는 각종 위기와 불안 속에서 가까스로 얻어낸 결과였다. 그의 첫 임기는 고물가와 금리 인상에 따른 생활비 급등에 더해 탈세, 주식 거래 은폐, 윤리 규정 위반 등 스캔들로 각료들이 줄사퇴하며 흔들렸다. 스퇴레 총리는 당 지지율이 추락하자 오랜 정치적 동지이자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인 옌스 스톨텐베르그를 재무장관에 기용하는 내각 개편을 지난 2월 단행했다. 가디언은 스톨텐베르그의 합류가 노동당에 큰 힘을 보탠 결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며 유권자들의 관심이 경제에서 외교·안보 이슈로 옮겨간 것도 스퇴레 총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요하네스 베르그 노르웨이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총선 결과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에 “스퇴레가 변한 게 아니라 상황이 변했다”며 “국민이 그의 국제 문제 경험과 역량을 새롭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당의 극적인 승리에 대해 가우테 뵈르스타 셰르브 노동당 청년조직 대표는 “노르웨이 정치사에서 손꼽힐 만한 대반전”이라며 “1년 전만 해도 노동당은 끝장난 줄 알았는데 스퇴레 총리가 재선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사상 최대 수준인 190만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반이민을 내세운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인 전진당은 득표율 23.9%를 기록하며 제1야당으로 도약했다. 직전 총선에서 11.7%에 그쳤던 지지율을 불과 4년 만에 두 배 이상 끌어 올린 것이다. 전진당은 반이민 정책 강화, 부유세 폐지, 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 등을 내세우며 특히 젊은 남성층의 지지를 얻었다. 이 같은 약진은 최근 유럽 전역에서 확산하는 반이민 정서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비 리스타우그 전진당 대표는 “오늘 밤 우리는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축하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스퇴레 총리의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앞으로 4년은 국민과 기업 모두에게 어려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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