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트럼프, 아동성범죄자에게 생일 편지를?…논란의 서한 보니

이데일리 김상윤
원문보기

트럼프, 아동성범죄자에게 생일 편지를?…논란의 서한 보니

속보
민간상업발사체 '한빛-나노' 실패한듯…폭파 장면 포착
미 민주당, 트럼프-에프스타인 서한 공개
트럼프 측 “조작” 강력 부인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하원 민주당이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03년 아동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맞아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조작된 문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의회에 제출된 트럼프가 앱스타인에 보낸 서한 사본. (사진=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소셜미디어 X)

의회에 제출된 트럼프가 앱스타인에 보낸 서한 사본. (사진=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소셜미디어 X)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엡스타인의 ‘생일 책’에서 발췌한 편지 사본을 공개했다. 이 책은 엡스타인의 전 동료 기슬레인 맥스웰이 편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엡스타인 유족 측이 의회의 소환장에 응해 제출한 자료에 포함됐다.

공개된 편지에는 여성의 몸통을 따라 그려진 윤곽선 속에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대화로 추정되는 짧은 글귀가 담겨 있으며, 트럼프의 서명은 그림의 하단 부분에 위치해 있다. 민주당은 이를 트럼프의 자필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측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한 편지가 여기 있다”며 “트럼프는 두 사람이 공유한 ‘비밀’을 언급하고 있다. 그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가”라고 밝혔다.

지난 7월28일 스코틀랜드 북동부 애버딘 시내 중심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동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진이 밴에 게시돼 있다. (사진=AFP)

지난 7월28일 스코틀랜드 북동부 애버딘 시내 중심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동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진이 밴에 게시돼 있다. (사진=AFP)


트럼프 측 “위조된 그림과 서명”…10억 달러대 소송도 제기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편지의 존재 자체를 부인해왔으며, 지난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처음 관련 사실을 보도했을 당시 “내 말투가 아니고 내가 쓴 것도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이어 모기업 뉴스코프와 루퍼트 머독 회장을 상대로 100억달러(약 13조9000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비트는 X를 통해 “이 그림 자체가 조작임을 증명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그림을 그린 적도, 서명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테일러 부도위치 백악관 부비서실장 역시 “서명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트럼프의 최근 서명 문건들을 제시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2016년 트럼프의 서명을 분석한 결과 시기별로 서명이 크게 달라졌다며, 이번 편지 속 서명이 과거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서명이 들어간 행정명령을 들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서명이 들어간 행정명령을 들고 있다. (사진=AFP)


‘엡스타인 파일’ 공개 논란도 재점화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던 중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미 당국은 반복적으로 자살이라고 발표했지만 각종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트럼프는 과거 엡스타인과 교류했으나 2000년대 중반 갈등으로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엡스타인 파일’ 공개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트럼프는 한때 모든 관련 문서 공개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법무부가 지난 7월 “추가 공개는 불필요하다”고 결론내리면서 보수 진영 일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하원 민주당 간사 로버트 가르시아 의원은 “이번 문건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사건을 은폐하려 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현재 민주·공화 양당 모두 감독위원회를 통해 엡스타인 관련 기록을 조사 중이며, 위원회 측은 향후 추가 자료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