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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국민의힘과 악수한 정청래…민생협치·내란종식 '투트랙 전략'

머니투데이 오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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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국민의힘과 악수한 정청래…민생협치·내란종식 '투트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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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9.08.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9.08.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여야 대표 회동에서 민생 현안에 대한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선 국민의힘의 사과를 요구했다. 내란 종식의 고삐를 세게 쥐면서도 민생 정책을 위한 유연한 접근을 병행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하기 전 밝은 미소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양당 대표가 각각 여야 대표로 취임한 이후 악수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당대표에 선출된 때부터 국민의힘이 사과하지 않으면 악수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송언석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나란히 앉고도 인사는 물론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하지만 여야 대치가 장기화하자 여당 내에서 우려가 나왔고, 정 대표 역시 '악수 거부'가 상징적 행위가 된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이어진 오찬에서도 협치를 강조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에게 "뒤늦게나마 (당대표에)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리고 좋은 만남이 다음에도 오늘처럼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회동을 계기로 건설적인 여야 대화가 복원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을 향해선 "하모니메이커(화합 중재자)"라고 말하며 "장 대표와 악수할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이라는 실질적 성과도 냈다. 민생경제협의체는 지난 대선 당시 여야의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의제를 발굴해 추진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비공개 회동에서 "공통 공약과 배임죄 개선 등을 주제로 성과를 내도록 하자"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 대표는 장 대표에게 내란 종식과 개혁 입법에 야당도 동참할 것을 요구하며 압박도 이어갔다. 정 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완전한 내란 종식을 바란다.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들은 국민들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내란 종식에 서로 협력했으면 좋겠다"며 "검찰·언론·사법 개혁에 대해서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토론도 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대한상공회의소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9.08.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대한상공회의소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9.08.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민주당에서는 정 대표가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야 협치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내란 종식과 개혁 과제에 대한 선명한 태도는 유지해 당 지지층의 기대에도 부응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정 대표가 여당 대표로서 경색된 정국을 풀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렇다고 내란 종식을 건너뛰고 협치만을 강조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툴 건 다투더라도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할 부분은 모아야 한다"며 "민생이나 외교 등 현안은 분리해서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민의힘이 여당이 추진 중인 특검법 연장 등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실제 협치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란 관측도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민주당이 추진 중인 특검법 개정안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 등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그는 특검 수사에 대해서도 "특검이 계속 야당을 탄압하고 정상적 국회 운영을 막으면 결국 특검이 겨냥하는 건 국민과 민생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회동에 배석한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개정안 등 추진에 기류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서로 충분히 경청했다"고 답했다. 이어 "여야 대표가 각각의 입장에서 해야 할 말씀은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겠느냐"며 "그에 대해 서로 응답하거나 반박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회동 전후로 여야 대표를 각각 30분씩 별도로 만났다. 오찬 전 이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가진 정 대표는 "저는 평소에 대통령과 소통할 기회가 많으니 오늘은 장 대표께서 말씀을 많이 하시도록 진지하게 경청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전 회동의 분위기가 대통령과 여야 대표 본 회동까지 이어졌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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