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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가로 변신한 툰베리 "영국, 가자 학살 막을 법적 책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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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가로 변신한 툰베리 "영국, 가자 학살 막을 법적 책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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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된 편에 서서 범죄 지지" 비판
영국 정부는 "네타냐후 정부 규탄" 해명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오른쪽)가 지난달 3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항구에서 구호물자를 실은 민간 함대 선박에 승선해 가자지구로 향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바르셀로나=AP 뉴시스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오른쪽)가 지난달 3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항구에서 구호물자를 실은 민간 함대 선박에 승선해 가자지구로 향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바르셀로나=AP 뉴시스


스웨덴 출신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22)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포함한 주요국 인사들에게 가자 지구에서의 학살을 막을 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툰베리는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세계 모든 곳에서 민간인이 (가자 상황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있는데, 법적 책임이 있는 자들이 나서는 일은 거의 없다"라고 비판했다.

툰베리는 "이들 정부, 권력을 쥔 사람들에게는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방지하고 아파르트헤이트(인종 격리) 정권을 지지하지 않을 법적 책무가 있다"라고 일갈했다. 특히 스타머 총리를 향해서는 "역사의 그릇된 편에 서서 전쟁범죄를 지지하는 자들을 묘사하는 단어는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그런 말이 있다면 이런 자들에게 쓸 것"이라고 비난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주 영국을 방문하는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툰베리는 그러면서 "가자 지구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에 세계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실시간 제노사이드를 지켜보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후활동가로 이름을 알린 툰베리는 최근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 주민을 상대로 무차별적이고 반인도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제 인권 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국제활동가들과 함께 구호품을 싣고 가자지구로 접근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돼 구금된 적이 있다. 그런데도 굽히지 않고 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0척의 배를 이끌고 다시금 출항을 감행했다. 이번에는 곳곳에서 그를 지지하는 이들과 합류해 총 70척의 선단을 이끌고 가자지구로 향할 예정이다. 7일엔 튀니지의 항구에 들러 많은 인파의 환영을 받았다.

이날 인터뷰와 관련해 영국 정부는 "우리 정부는 처음부터 즉각 휴전과 모든 인질 석방, 가자 원조 반입, 장기 평화·안정이 필요하다고 명확히 밝혀 왔다"며 "우리는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행동 확대 및 부적절한 원조 제공 등 네타냐후 정부의 행동을 규탄해 왔고, 앞으로도 경로를 바꾸고 휴전을 실시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영속적 평화와 안보를 달성하는 유일한 길은 정치적 해결책을 통하는 것"이라며 "그게 우리가 평화를 위해 파트너 국가와 협력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