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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일부 아파트 예고 없이 단수…“안내라도 해달라”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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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일부 아파트 예고 없이 단수…“안내라도 해달라”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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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는 7일 강원 강릉의 한 하천에서 살수차들이 운반급수를 위해 줄지어 취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는 7일 강원 강릉의 한 하천에서 살수차들이 운반급수를 위해 줄지어 취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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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시의 일부 아파트에서 예고 없이 물이 나오지 않는 등 ‘단수’라는 최악의 사태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강원도 강릉에선 지난 6일 오전 9시부터 저수조 100t 이상을 보유한 아파트 113곳·대형숙박시설 10곳 등 물을 많이 쓰는 123곳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있다. 홍제정수장을 통한 수돗물 직접 공급을 중단하고, 소방당국과 협력해 시설별 저수조로 직접 물을 운반하는 방식의 제한급수다.



강릉시는 저수조 물이 고갈되기 전에 급수차를 동원한 운반급수로 단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하겠다고 했지만 제한급수 시행 첫날부터 강릉지역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는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시민은 “오늘부터 바로 단수된다고 했었나? 물이 안 나와. 단수한다고 방송이라도 해주던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시민은 “갑자기 아파트 단수 방송, 진짜 물이 조금도 나오지 않는다. 제대로 안내라도 좀 해달라”는 글과 함께 물이 나오지 않는 세면대 사진을 올렸다.



실제 강릉의 한 아파트는 “평균 이틀을 사용할 물탱크를 갖춰 놓았으나 시에서 4일을 사용하라고 한다. 지금보다 50%를 더 줄어야 4일을 사용할 수 있다. 불편하겠지만 최대한 아껴달라”며 단수 가능성을 시사하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다른 아파트도 “8일쯤에 저수조 물 고갈이 예상되니 물 절약 실천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당부드린다”는 단수 안내문을 붙였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시가 저수율 10% 미만일 때 시행하기로 했던 시간제 단수를 자체적으로 시행하면서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6일 오후 10시부터 7일 오전 6시까지 단수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였다.



앞으로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내려가면 시간제·격일제 제한급수가 실시된다. 현재 하루 평균 0.2~0.3% 정도 저수율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열흘 정도 뒤에는 시간제·격일제 제한급수가 현실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강릉 일원에 ‘재난 사태 선포’를 지시한 이후 전국 각지에서 지원이 이어지고 있고, 육·해·공까지 총출동했지만 저수율은 12.7%(오후 3시 현재)까지 떨어지는 등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강릉시는 소방차 운반급수 등을 통해 하루 약 3만t 정도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지만, 강릉에서 하루 소비되는 물의 양은 하루 약 8만t에 이르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수돗물 단수 사태가 현실화되자 지역 커뮤니티에는 불만을 토로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 학교만 아니면 친정이든 시댁이든 데리고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방법이 현장학습뿐인가? 아이들은 땀도 많고 활동량이 많아서 자주 씻어야 하는데 못하다 보니 땀띠까지 났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시민은 “옆 동네 양양으로 밀린 빨래를 바리바리 싸 들고 원정 빨래와 목욕하러 간다. 언제까지 이런 일상을 살아야 하는 건지, 목욕값과 빨래비, 기름값까지 지출이 늘어난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소방청은 지난달 30일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한 데 이어 이날 강릉시에 2차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2차 동원에는 물탱크 차량 20대가 추가로 투입돼 강릉에 투입된 소방차량은 70대로 늘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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