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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양궁 단체전 '노메달' 컴파운드…"실패 아닌 절반의 성공"

연합뉴스 안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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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양궁 단체전 '노메달' 컴파운드…"실패 아닌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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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흔드는 한국 남자 컴파운드 대표팀(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6일 광주 남구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남자 단체 8강에서 선수들이 응원단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호, 최은규, 최용희. 2025.9.6 ksm7976@yna.co.kr

손 흔드는 한국 남자 컴파운드 대표팀
(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6일 광주 남구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남자 단체 8강에서 선수들이 응원단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호, 최은규, 최용희. 2025.9.6 ksm7976@yna.co.kr



(광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국 양궁 컴파운드 대표팀이 야심 차게 준비한 안방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입상이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패보다는 '절반의 성공'에 더 가깝다.

7일 개막 사흘째를 맞은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컴파운드 대표팀의 메달 전선엔 '빨간불'이 켜졌다.

컴파운드 국가대표 선수들은 이 종목이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확정되고서 처음 열린 메이저 국제대회인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내심 좋은 성적을 기대했다.

특히 남자 대표팀은 직전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서 7년 만의 월드컵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터였다.

하지만 컴파운드 대표팀은 6일 남자 단체전은 물론이고 여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서 모두 조기에 탈락하고 말았다.


컴파운드 양궁 대표팀은 최근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꾸준히 메달을 수확해왔다.

2019년 스헤르토헨보스 대회에서는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21년 양크턴 대회에선 혼성전 동메달, 2024년 베를린 대회에선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우중 경기 나선 최은규(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7일 광주 남구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남자 개인 96강에서 최은규(왼쪽)가 화살을 쏘고 있다. 2025.9.7 ksm7976@yna.co.kr

우중 경기 나선 최은규
(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7일 광주 남구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남자 개인 96강에서 최은규(왼쪽)가 화살을 쏘고 있다. 2025.9.7 ksm7976@yna.co.kr


컴파운드 대표팀이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하나의 메달도 따내지 못한 건 2013년 벨레크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대한양궁협회가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계기로 컴파운드 대표팀 지원을 확대하는 흐름에서 예상치 못하게 접한 실망스러운 결과다.

양궁협회는 지난 6월 세계 강자들을 초청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합동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과 맞붙는 이벤트 경기도 마련했다.

단체전 입상 실패의 원인으로 갑작스럽게 변덕스러워진 광주의 날씨가 거론된다.


대회가 개막하자 늦여름 날씨를 보이던 광주에 갑자기 비바람이 불고 있다. 7일엔 초속 11m의 돌풍까지 불어 사로의 선수들을 괴롭혔다.

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쟁할 수준의 궁사에겐 이런 수준의 비바람은 '변수' 축에도 못 낀다는 게 양궁인들의 설명이다.

장영술 양궁협회 부회장은 "바람이 좀 불긴 하지만, 작년 파리 올림픽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비도 이미 예보가 된 것이라 선수들이 대비하지 못할 변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단체전 3종목에 모두 출전한 컴파운드 남자 대표팀의 김종호(현대제철)도 "바람이 불긴 했지만, 선수들 모두에게 똑같이 부는 바람이다. 바람이 불 때 실수를 줄여 점수 격차를 벌리지 못한 건 내 실력 부족"이라고 잘라 말했다.

날씨보다는 '압박감에도 제 기량을 다 보여주는 경험'이 부족했던 게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중 경기 나선 최은규(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7일 광주 남구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남자 개인 96강에서 최은규가 화살을 쏘고 있다. 2025.9.7 ksm7976@yna.co.kr

우중 경기 나선 최은규
(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7일 광주 남구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남자 개인 96강에서 최은규가 화살을 쏘고 있다. 2025.9.7 ksm7976@yna.co.kr


컴파운드 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일부는 휴가도 안 갔다고 한다.

이제 '올림픽 종목'이 된 만큼, 국내 팬들 앞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 리커브 대표팀 못잖은 주목을 받고 싶었을 터다.

땀 흘린 만큼, 실력은 확실하게 업그레이드됐다.

선수단 72발을 쏴 종목별로 합산해 토너먼트 시드를 결정하는 예선 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들은 남자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 혼성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컴파운드 대표팀이 주요 국제대회 예선 라운드에서 단체전 전 종목에 걸쳐 1위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 부회장은 "우리 선수들의 활 쏘는 실력이 전반적으로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수들이 경기력이 올라가면서 자신감이 쌓였는데 예선 라운드에서도 엄청나게 잘 쏘니까 욕심을 내기 시작한 것 같다. 좀 더 쉽게 쉽게 쐈어야 하는데, 잘 쏘려는 욕심이 과하다 보니 오히려 안 맞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쉬워라'(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6일 광주 남구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혼성 단체 8강에서 패배한 김종호와 소채원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2025.9.6 ksm7976@yna.co.kr

'아쉬워라'
(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6일 광주 남구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혼성 단체 8강에서 패배한 김종호와 소채원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2025.9.6 ksm7976@yna.co.kr


올림픽 무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리커브 국가대표 선수들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쐈다"라거나 "짧게 짧게 쐈다"는 등의 표현을 자주 한다.

이런 '전략적인 대범함'을, LA 올림픽 시상대를 향한 도전을 이제 막 시작한 컴파운드 대표팀 선수들도 배울 차례다.

장 부회장은 "이 정도 수준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제기량을 다 보여줘서 성적을 내는, 그런 경험을 계속 해 봐야 한다"면서 "컴파운드 선수들의 기가 꺾이지 않도록, 자신감을 갖도록 팬들이 북돋워 주길 바란다. 이번 세계선수권 단체전은, 실패가 아닌 '절반의 성공'이다"라고 말했다.

하루가 지났으나 선수들은 단체전 조기 탈락의 아픔을 완전히 지우지 못한 모습이다.

7일 남자 개인전에서 김종호와 최은규(울산남구청)는 32강 탈락했고, '맏형' 최용희(현대제철)만 16강에 올랐다.

여자 개인전은 8일 경기 일정을 시작한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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