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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장애 갖게 된 50대 여성, 아들 교과서로 독학 '명문대 합격'

뉴스1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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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장애 갖게 된 50대 여성, 아들 교과서로 독학 '명문대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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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10년 전 화재로 신체가 심하게 훼손되고 흉측해진 부상을 입은 중국인 50대 여성이 은퇴 대신 학업의 꿈을 이뤘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후베이 TV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양 씨라고 알려진 이 여성은 중국 남서부 윈난성 쿤밍에 있는 한 대학교 대학원의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그곳에서 그녀는 법학을 공부하게 됐다.

그녀는 대학원 입학시험을 두 번 치렀다. 양 씨는 소셜 미디어(SNS)에 "저는 한때 사고를 당해 장애를 갖게 됐고 직장을 잃었으며 우울증까지 겪었다. 이제 50세가 되어 법학 석사 학위라는 꿈을 향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고 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양 씨는 중국 동부 산둥성 지닝 출신으로 1990년대 중반에 상하이의 명문 대학에서 화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 그녀의 팔과 얼굴은 화재로 인해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그녀는 "왼팔은 기능을 전부 잃었지만 다행히 오른팔은 절반 정도 기능만 남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엄청난 흉터가 남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그녀는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해 직장 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직장을 그만두고 몇 년 전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양 씨는 지난 20년 동안 석사학위를 원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2년 전 아들이 대학원 입학시험에 떨어졌을 때 그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양 씨는 "시험 끝나고 복습 자료 정리하는 걸 도와주고 있었는데 이 책들을 이렇게 싸게 팔면 얼마나 아쉬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몇 페이지를 훑어보니 내용이 제게 어렵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아들이 남긴 교재를 활용해서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양 씨는 20년 넘게 영어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과목은 영어라고 말했다. 20년 넘게 영어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시험이 꽤 어려웠다. 남편과 아들의 응원과 도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시험 중에 마스크를 벗으라는 말을 들었고, 몇몇 학생들이 그녀의 흉터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며 자신은 그런 반응에 익숙하다고 덧붙였다.

양 씨는 "아들이 저를 돌봐주는 동안 시험을 봤다. 두 역할이 바뀌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연금을 사용해 석사 학위 과정을 이수하려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양 씨는 "어떤 사람들은 은퇴 생활을 스퀘어 댄스(미국의 대표적인 포크 댄스)나 여행에 바친다. 하지만 저는 은퇴 후 공부하는 데 집중한다. 정말 멋진 삶이 될 거다"라며 기뻐했다.

아울러 "인생의 어떤 단계에 있든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 누리꾼은 "저는 이모님의 용기, 끈기, 지혜에 감탄했다"며 칭찬했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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