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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의 밦값은 해야지’여행예능 진화의 한 유형[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서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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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의 밦값은 해야지’여행예능 진화의 한 유형[서병기 연예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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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섭 PD,(왼쪽) 안제민 PD

송준섭 PD,(왼쪽) 안제민 PD



-송준섭 PD, 안제민 PD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ENA, EBS 공동제작 ‘추성훈의 밦값은 해야지’가 여행의 설렘과 노동의 고됨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노동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추성훈의 밦값은 해야지’는 아조씨 추성훈과 곽준빈, 이은지가 세계의 극한 직업에 도전하고 땀 흘려 번 ‘밥값’만큼 즐기는(?) 현지 밀착 ‘리얼 생존 여행기’다.

중국의 충칭과 구이저우에서의 고생담이 잘 담겨져 있다. 지난 30일(토) 방송된 6회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는 백두산 심마니로 변신한 추성훈이 귀한 자연산 산삼을 발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6일(7회)부터는 중국에 이어 이집트로 떠나 아르바이트에 도전한다.

송준섭 PD는 “노동과 여행중 노동을 좀 더 중요하게 다룬다. 오전에는 일하고, 오후에는 그 수입으로 밥 사먹는다”고 말했다. 안제민 PD도 “‘어디서 놀지’가 아니라, ‘어디서 일할지’를 먼저 정한다. 차별화 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첫 번째 장소로 중국을 택한 것도 그런 점과 일맥상통한다.


송준섭 PD는 “많은 사람 만날 수 있는 곳, 사람이 많은 데 가면 다양한 군상을 접할 수 있다. 그래야 다양한 직업이 생기고, 독특한 문화도 나온다”고 했고, 안제민 PD도 “이런 장소에 가야 유튜브 조회수도 많이 나온다. 유럽 말고 험블한 곳, 말도 안통하고, 힘들고, 출연자는 답답해했지만 분량 챙기기는 좋다”고 말했다.

EBS PD(송준섭)와 ENA PD(안제민)의 협업도 프로그램의 밸런스를 맞추게 한다. 송 PD는 “과거 Tvn에도 있었던 안 선배에게 재밌는 걸 배우고 있다. 수학을 혼자 공부하고 있는데 수학의 정석을 알려주는 느낌이다”고 했고, 안 PD는 “똑같은 걸 2분의 1씩 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정보와 예능, EBS는 교양과 지식을 중요시해 시너지가 나온다. 의미있는 공동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추성훈의 밦값은 해야지’

‘추성훈의 밦값은 해야지’



제작진은 추성훈과 곽준빈, 이은지 등 출연자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송 PD는 “이은지는 활발함속 섬세함이 있다. 출연자가 목마른 걸 제일 먼저 알아챈다. ‘맵찔이’ 곽준빈을 가장 많이 도와주는 사람도 이은지다. 이은지는 웃기기 위해 가면을 쓰고 있지만 속은 따뜻하다”고 말했다.


안제민 PD는 “곽준빈은 프로다. 고공 청소할 때, 가학적으로 하면 내보내기 힘들어진다. 준빈은 힘들어 하면서도 극복하는 게 나온다. 역시 분량 확보 꾼이다. 유튜버는 제작진의 마음을 가장 잘 안다. 곽준빈은 카메라 감독을 겸한다”고 설명했다.

추성훈도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떨 때는 추성훈이 이은지보다 더 웃긴다. 송 PD는 “이들이 한국에서 보여준 걸 그대로 하는 건 절대 하지말자고 했다”고 말했다. 송 PD는 “앞으로 추성훈 씨를 알래스카에 보내 택시기사를 시키고 싶다. 운전도 잘하더라”고 했다.

시즌2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시청자 반응이 가장 중요하다. 안 PD는 “시즌2는 정량적인 결과를 만족시켜야 제작 가능해진다. 조금 더 사랑해주시면 하는 간절함이 있다”고 털어놨다.


‘추성훈의 밦값은 해야지’도 넓게 보면 여행예능이다. 그러니 차별화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밥 먹을 때에는 가성비를 크게 따진다. 하지만 비싼 음식을 먹을 때도 있다. 마오타이주의 원산지인 중국 구이저우성 쭌이시 런화이시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마오타이진(茅台镇)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수당을 많이 받았다. 그 회사 사장 집으로 가서 자고 비싼 마오타이주도 선물로 받았다. 이 때부터 비싼 음식도 먹었다.

송 PD는 “가끔 호화로운 식당을 가기도 한다. 그게 땀흘리며 번 돈으로 먹는 것이니, 시청자들도 공감해줄 것이다”면서 “재밌게 놀더라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돈 벌어 자기만이 알고 있는 식당에 가서 즐기는 것, 시청자도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여행예능은 이제 유명연예인이 나온다고 되는 게 아니다. 송 피디는 “여행예능이 많이 나왔음도 한국인 라이프스타일에서 여행은 사라지지 않는다. 새로운 자극이 무엇일까? 시청자 니즈에 맞춰 진화된 걸 보여드리고싶었다”면서 “내가 못하는 것을 해주는 대리만족이다. 이집트에서 3등기차를 타고 가고, 1천원짜리 식사를 즐겨보고...”라고 설명했다.

안 피디는 “여행지가 주(主)였던 여행예능은 이미 끝났다. 어디를 가느냐 보다는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하다. ‘태계일주’, ‘독박투어’에서 여행지는 배경만으로 작용한다. 그 속에서 절친들이 놀고, 기안84 캐릭터가 새롭게 발현되는 2.0, 3.0 시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