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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통탄 탄핵’ 태국서 보수 아누틴 총리 당선···통신 재벌가에서 건설 재벌가로 옮겨진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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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통탄 탄핵’ 태국서 보수 아누틴 총리 당선···통신 재벌가에서 건설 재벌가로 옮겨진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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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품짜이타이당 대표가 5일 총리 선출 회기를 앞두고 방콕 국회의사당에 도착해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품짜이타이당 대표가 5일 총리 선출 회기를 앞두고 방콕 국회의사당에 도착해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훈센 캄보디아 상원의원(전 총리)과 통화하며 자국군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탄핵당한 패통탄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후임으로 품짜이타이당 대표인 아누틴 찬위라꾼 전 태국 부총리(59)가 당선됐다.

로이터통신은 5일 방콕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신임 총리 선출 회기에서 아누틴이 차기 총리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품짜이타이당(69석)과 의회 1당 국민당(143석) 등 총 289석의 지지를 확보, 당선에 필요한 과반표(247표)를 얻었다.

기존에 집권한 프아타이당의 차이카셈 니티시리 후보는 그의 경쟁 후보였지만 과반 표를 얻지 못해 낙선했다.

그는 진보 성향의 국민당의 지지를 얻어 총리로 당선될 수 있었다. 국민당은 아누틴 총리 당선인에게 집권 4개월 이내 의회 해산과 개헌 추진 등을 투표 조건으로 제시했고, 그는 이를 수락했다. 이에 따라 태국은 내년 초 의회가 해산돼 이후 60일 안에 총선을 치를 전망이다.

아누틴 총리 당선인은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의 승인을 거쳐 정식 취임한다. 이로써 태국은 불과 1년 만에 새 총리를 맞이한다.

보수 성향의 아누틴 전 부총리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쿠데타 지도자 쁘라윳 짠오차, 패통탄 전 정권 시절 연정에 참여하며 ‘킹 메이커’ 역할을 해왔다.


아누틴 총리는 중국계 이민자이자 대형 건설 회사를 소유한 재벌가에서 태어났다. 그는 프라추압 차이야산 전 외교장관 고문과 상무부 및 보건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4년간 보건부 장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태국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마약류인 대마초 가정 내 재배 합법화를 추진했다.

지역 네트워크와 재계 인맥을 활용하며 정치 거물이 된 그는 패통탄 전 정권에선 연정에 참여해 내무장관을 지냈다.

이번 총리 선출은 캄보디아와의 국경분쟁 이후 패통탄 전 총리와 캄보디아의 실권자 훈 의장이 통화한 녹음본이 유출되면서 이뤄졌다. 패통탄 전 총리는 통화 당시 그를 ‘삼촌’이라고 부르며 국경을 담당하는 자국군 사령관을 비판했고, 헌법재판소는 이 같은 행위가 헌법이 규정한 ‘공직자 윤리 위반’에 해당한다며 지난달 29일 탄핵안을 인용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기존 집권당 프아타이당은 약 2년 만에 다른 당에 정권을 내주게 됐다. 프아타이당은 진보 성향으로 품짜이타이당과는 정책 방향성이 달랐지만 패통탄 전 총리 시절 정권을 잡기 위해 품짜이타이당과 손을 잡았다. 그러다가 패통탄 전 총리의 통화 녹음본이 유출되자 품짜이타이당은 통화 내용에 반발하며 연정에서 이탈했다.

패통탄 전 총리가 해임되면서 통신사 재벌 탁신 가문의 태국 정계 장악도 중단됐다. 패통탄 전 총리의 부친 탁신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총리를 지냈으나 군부 쿠데타에 의해 권좌에서 물러났고, 이후 뇌물 수수 혐의를 피해 15년간 망명했다. 패통탄 전 총리의 고모 잉락 친나왓(2011~2014)과 외삼촌 소맛 친나왓(2008)도 총리를 지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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