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기자간담회]
최용재 회장 "소아긴급의료체계, 1·2형 세분화해야"
1형 경증 흡수·2형 준중증 관리…"3차 병원은 진짜 중환자에 집중"
성과 따른 보상책 정교화 필요…"취약지 별도 기준도 마련"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튼튼어린이병원장)이 5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튼튼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소아응급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요구안)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
"전공의가 돌아왔지만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소아청소년과(이하 소청과) 인력난이 이어지며 소아응급의료 위기가 현실화된 가운데, 환자 특수성을 반영한 '어린이 전용 긴급 진료망'을 세분화한 소아긴급의료체계 강화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이하 소청병협) 회장(튼튼어린이병원장)은 5일 '소아응급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요구안)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아픈 아이들이 마음 편히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논의를 거쳐 소아긴급의료체계를 제도적으로 조속히 확립 정착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청과 의료체계는 사실상 붕괴 직전이다.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소청과는 모집 인원(정원에서 현원을 뺀 결원 범위에서 각 수련병원 및 기관이 모집계획을 제출한 인원) 770명 중 고작 13.4%인 103명 선발에 그쳤다. 현재 수련 중인 이들을 포함한 전체 소청과 전공의는 141명으로 전체 정원의 약 17.4%의 충원율에 불과했다.
소청병협이 제시한 모델은 질병이 유행 시 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소아 질환의 특성을 반영한 '소아긴급의료체계' 제도의 강화다. 현재 일본과 미국은 해당 체계를 보유 중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소아긴급의료체계를 4단계로 구축, 경증과 중증 응급환자가 적절한 기관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역할의 기능 구분을 엄격하게 둬 중증환자 책임진료를 맡은 소아구명구급센터는 경증 환자 진료를 담당하지 않는다. 국가 중점 사업 분야에서 소아 구급 주제가 포함돼 해당 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단 점도 특징이다.
최 회장은 "소아긴급의료체계는 소아·청소년 환자의 특수성(연령별 진단·치료 차이, 보호자 동반, 전용 인력·시설)을 반영한 어린이 전용 긴급 진료망"이라며 "열성경련, 세기관지염, 장중첩증 등 소아 특이 질환은 유행·대량 발생이 흔한데 이를 신속·적정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보호자들이 대학병원 응급실로 몰려 과밀과 진료 지연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국내 소아·청소년 전문의 절반가량이 서울과 경기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 의료체계 개선방안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전국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는 6490명으로, 지역별로는 서울(1510명)과 경기(1691명)가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소아·청소년 인구 1천명당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는 지역에 따라 최대 2배가량 벌어졌다. 사진은 3일 서울시내 소아·청소년 전문의가 운영 중인 소아청소년과. 2025.09.03.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
최 회장은 소아긴급의료체계를 1형과 2형의 단계적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1형은 인력·시설 투입이 적어 설치·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넓게 배치해 접근성을 높일 수 있고 △2형은 고비용·고난도 시설이지만 준중증을 지역에서 해결해 상급병원 전원·사회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단 설명이다. 1형이 경증을 흡수하고 2형이 준중증을 관리하면 3차 병원은 진짜 중환자에 집중할 수 있단 것이다.
최 회장은 중등증(준중증) 소아 환자를 진료생활권에서 '진료종결'하도록 설계된 지역 거점형 소아긴급의료기관 모델인 2형에 대한 집중 논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료종결은 어떤 환자에 대해 '여기서 치료가 가능하다' 또는 '3차 기관으로 가야 한다' 등 의사결정을 최종적으로 하는 단계"라며 "배후진료(1차 의료기관에서 전원된 환자를 입원시켜 치료할 수 있는 단계)와 함께 진료종결이 이뤄지면 생명을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상시 전문인력·관찰병상·기초 검사·초기중재·전원체계·KPI(핵심성과지표) 보고 등 현실적·단계별 기준을 갖춘 병원을 지정해야 한다"며 "사전지원(70%)과 성과연동 사후지원(30%)의 구조 및 성과관리 가점(사후 기준금액의 최대 5%)을 역할·역량·성과에 맞춰 정교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야간 대기시간, 5세 미만 환자 전원율 등의 지표를 공개하고 이에 대한 성과를 인센티브(보상책)와 직접 연결해 의료기관의 참여 유인을 높여야 한단 의견이다.
다만 정주 여건이 열악한 지방의 경우 별도의 지원 기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현재 시행 중인 지역협력체계 시범사업도 KPI 지표를 반영한 P4P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전남·광주·익산 등 지방·의료취약지 내 소아·청소년 병원은 별도 지원 기준이 필요하다"며 "의료인력 충원·유지와 환자 접근성이 구조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성과연동 외에도 안정적 지원 장치를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고 전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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