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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당기고 뻣뻣한 뒷목, ‘목디스크’라면 조기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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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당기고 뻣뻣한 뒷목, ‘목디스크’라면 조기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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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일상 속 풍경을 떠올려보면, 고개를 푹 숙인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모니터 앞에 장시간 앉아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하는 장면이 익숙하다.

이런 자세가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목 주변의 부담이 커지고, 목뼈 배열이 망가지면서 ‘거북목’이나 ‘일자목’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경추 정렬의 이상이 단순한 자세 문제를 넘어 목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목디스크의 정식 명칭은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목뼈 사이에 위치한 추간판이 제자리에서 밀려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노화로 인해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50~6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사용 시간이 폭증하면서 30~40대 젊은 층에서도 목디스크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일자목이나 거북목은 경추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이 무너진 상태를 의미하며, 이로 인해 머리 무게가 균형 있게 분산되지 못하고 특정 부위에 하중이 집중되면서 디스크에 손상이 간다.

목디스크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는 뒷목이 당기거나 결리는 느낌, 어깨나 견갑골 부위의 통증, 팔이나 손 저림, 손에 힘이 빠지는 증상 등이 있다. 두통이나 어지럼증, 눈의 피로감처럼 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이는 증상도 사실은 경추 신경의 압박 때문일 수 있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팔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근력이 약해지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단계로 악화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보행 장애나 대소변 기능 이상 같은 중추신경계 증상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단순히 피곤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 여겨 방치하지 말고, 반복되거나 점차 심해지는 느낌이 있다면 빠르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목디스크는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이 가벼울 때 치료를 시작해야 예후가 훨씬 좋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로 통증과 염증을 줄이고, 도수치료나 스트레칭을 통해 잘못된 자세로 인한 긴장을 해소해야 한다.

통증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거나, 팔이나 손의 감각 저하,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면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신경차단술이다. 영상 장비를 이용해 문제 부위에 정확히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외래에서도 간편하게 시행된다.

만약 디스크의 손상이 심하고 신경 유착이 함께 나타나면 신경성형술, 고주파 수핵감압술 등 좀 더 적극적인 비수술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으로도 증상 호전이 어렵거나 감각 소실과 근력 저하가 진행되고 있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고화질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척추 수술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 속도가 빠르며, 조직 손상이 적어 기존의 개방형 수술에 비해 환자 부담이 훨씬 덜한 방식이다.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는 환자의 증상, 영상 소견, 신경학적 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류강석 영등포 척튼튼통증의학과 원장은 “목 주변의 불편함이나 통증이 단순한 근육 피로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목디스크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 생활습관 개선이 병행된다면 수술 없이도 증상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으며, 삶의 질 역시 크게 향상될 수 있다”며 “목디스크는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질환이 아니기에 젊은 세대일수록 경추 건강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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