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대차-LG엔솔 공장 이민 단속…한국인 30명 포함 450명 구금

미국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 애틀랜타 지부에서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 합작 배터리 공장 공사 현장을 단속했다며 공개한 사진. 소셜미디어 X 갈무리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자동차-엘지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에서 미국 정부가 이민 단속에 나서 450명이 넘는 서류미비 이민자가 검거됐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5일 엔비시 방송·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국(ICE)을 비롯해 연방정부요원·경찰 등이 4일 공사 현장을 급습해 대규모 이민 단속을 진행했다. 이곳은 현대자동차와 엘지에너지솔루션(LGES)이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는 합작 배터리 생산 시설이다. 스티븐 슈랭크 조지아주 국토안보부 수사관은 4일 오후 기자들에게 “현대자동차와 엘지에너지솔루션이 전기자동차 생산 시설 옆에 새로운 배터리 시설을 공동으로 건설 중인데 이 수백에이커 규모의 건설 현장에서 불법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며 “불법체류자들을 많이 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엔비시가 전했다. 로이터는 미국 국토안보부 요원을 인용, “불법 고용 관행을 조사 중이며 법원 영장을 발부받아 다수의 미국 기관이 합동 단속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번 단속 과정에서 약 30여명의 한국 국적자도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엄격한 이민 단속을 정책으로 내세운 가운데, 최근 이민세관국은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일하는 일터나 그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주변을 급습해 서류미비 이민자들을 검거하고 있다.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 애틀란타 지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현지시각으로 4일 오후 6시40분께 글을 올려 “국토안보수사국(HSI·이민세관국 산하 수사부서),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이민세관국(ICE), 조지아주경찰 등과 함께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대규모 이민법 집행 작전에 참여해 약 450명의 불법 체류자를 체포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건설 현장을 급습한 연방 요원들이 공사를 “즉시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영상, 직원들을 줄 세운 뒤 가방을 수색하는 영상 등이 돌고 있다.

합작 배터리사 대변인은 성명에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안과 관련해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업무 지원을 위해 현재 공사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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