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뒤 포옹하고 있는 모습. /뉴스1 |
중국 전승절과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고가 외국산을 ‘부르주아 사치’로 낙인찍고 강력히 단속하는 현실과 극명히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NK뉴스는 4일(현지 시각)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IWC 샤프하우젠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으로 추정됐다. 현재 IWC 공식 판매가는 1만4100달러, 한화로 약 2000만원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유학 시절 머물던 스위스와 인연이 깊어 시계에 각별한 애착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2023년 러시아 방문 때도 이 시계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도 행사장에 프랑스 명품 디올(Christian Dior)의 ‘레이디 디올’ 라지 사이즈 가방(약 1000만원)을 들고 등장했다. 그는 2023년 러시아 방문 시에도 같은 제품을 사용했다.
‘백두혈통’의 명품 취향은 김 위원장의 딸 주애에게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구찌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이 공개됐고, 스위스 티쏘(약 60만원)와 까르띠에(약 3000만원대) 시계를 착용한 장면도 포착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3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별도 회담을 위해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에 탑승할 때 차량에 함께 타고 있다. /연합뉴스 |
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06년 이후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사치품 반입을 전면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명품이 꾸준히 북한 내부로 흘러들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1차 핵실험 직후인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해외 사치품 수입이 금지돼 있다. 북한 지도부가 중국·러시아 등을 통한 밀반입과 비밀 조직 ‘39호실’을 활용해 고가 사치품을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K뉴스는 “김정은 일가의 명품 과시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국 사치품을 ‘부르주아 문화’로 규정하며 통제하는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김 씨 일가의 명품 애착은 1·2대 때부터 이어져왔다. 김일성은 오메가 시계를 즐겨 착용했고, 일부는 서명을 새겨 고위층에 선물했다. 김정일은 오메가 시계, 프랑스산 꼬냑, 160대에 달하는 벤츠 차량, 수만 병의 와인을 수집하며 호화 사치를 누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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