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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내 수면 분석해 잘 시간도 추천"...똑똑해진 AI들의 '베를린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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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내 수면 분석해 잘 시간도 추천"...똑똑해진 AI들의 '베를린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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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
'미래를 상상하라' 주제로 5일 개막
LG, AI 홈 플랫폼 '씽큐 AI' 공개
삼성은 '초개인화' 서비스로 맞불
유럽 겨냥 고효율 가전도 주목


LG전자가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 참가한다. LG전자는 전시관 입구에 AI홈 허브 '씽큐 온'의 지휘 아래 다양한 가전이 서로 연결되며 고객의 일상을 업그레이드하는 'LG AI홈'을 형상화한 'LG AI 가전의 오케스트라' 연출 공간을 마련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 참가한다. LG전자는 전시관 입구에 AI홈 허브 '씽큐 온'의 지휘 아래 다양한 가전이 서로 연결되며 고객의 일상을 업그레이드하는 'LG AI홈'을 형상화한 'LG AI 가전의 오케스트라' 연출 공간을 마련했다. LG전자 제공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국제가전박람회(IFA) 2025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전시장 메세 베를린에서 개막한다. 각국 기업들은 고도화된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혁신 가전제품을 내놓으며 치열한 한판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올해 101주년을 맞는 이 행사는 1924년 독일 정부가 당시 뉴미디어로 주목받던 라디오의 혁신적 기술을 세계에 알리려 기획한 '베를린 국제라디오전시회(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Berlin)'가 시작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가전과 IT를 아우르는 박람회로 거듭나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가전·IT 전시회로 발돋움했다. '미래를 상상하라(Imagine the Future)'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전 세계 138개 나라에서 1,800여 개 기업이 참가한다.

주최 측이 제시한 열쇳말은 ①AI ②소프트웨어·컴퓨팅 파워 ③지속가능성. 그중에서도 AI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AI를 가전에 접목해 더 똑똑해진 'AI 홈' 관련 기술력으로 무장했다. 이는 AI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생활 방식을 파악해 필요로 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기술을 뜻한다.



삼성·LG, AI 전면에 내세운 AI홈 경쟁



IFA2025 개요

IFA2025 개요


업계 최대 규모인 6,235㎡(약 1,886평)의 전시 공간을 마련한 삼성전자는 'AI 홈, 미래 일상을 현실로(AI Home - Future Living, Now)'라는 주제로 AI를 통해 한층 강력해진 서비스와 제품을 구현한 'AI 홈'을 선보인다. 특히 제품 사용자와 가족을 이해하고 알아서 맞춰주는 초개인화된 경험을 체험해볼 수 있게 했다. 예컨대 항상 착용하는 갤럭시 워치 또는 갤럭시 링을 통해 모은 수면 자료와 사용자가 설정해 둔 목표 기상 시간을 바탕으로 잠들어야 할 최적의 시간을 추천해 준다. 냉장고에 식자재를 넣으면 자동으로 인식해 식품 리스트에 기록한 뒤 보관 기한을 관리해주는 기능(AI 비전 인사이드)도 공개한다. 잘 때는 TV와 조명이 꺼지고 에어컨, 공기청정기는 저소음 운전으로 자동 전환된다. 이 모든 게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스미트싱스)에 각 제품이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돼 AI가 모은 사용자 정보를 분석해 가능해졌다.

삼성은 또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집약한 '마이크로 RGB T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갤럭시 S25 FE 스마트폰, 2025년형 로봇청소기 등도 선보인다.

LG전자는 약 3,745㎡ 규모 전시 공간에 'LG AI 가전의 오케스트라(LG AI Appliances Orchestra)'를 주제로 AI홈 설루션을 공개한다. AI 홈 허브(LG 씽큐 온)와 IoT로 연결된 여러 가전 제품을 대화가 가능한 스피커를 통해 작동·제어한다. 사용자가 주방에 들어서며 "영양 균형이 좋은 메뉴를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알아서 검색·추천하고, 오븐 예열 등 필요한 기기도 자동으로 준비한다. 또 휴식 공간에서 "요리되는 동안 잠깐 숨 좀 돌릴까?"라고 하면 목소리로 누군지 알아차리고 집 안 조명과 온도, 음악까지 맞춤형으로 조절하는 식이다. △사용 중인 가전에 새로운 AI 기능을 추가(씽큐 업)하고 △고장∙이상 징후 등 제품 상태를 관리(씽큐 케어)도 해주는 AI홈 플랫폼(LG 씽큐 AI)도 뽐낼 예정이다.

또 AI 가전과 IoT 기기를 차량과 결합해 차량에서 집 안 상황을 확인하고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키거나 집과 차량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볼 수 있다. 집과 차량의 경계가 사라진 신개념의 'LG AI홈'을 실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는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는 유럽 특성에 맞춘 냉장고, 세탁·건조를 한 번에 하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등 신제품 25종도 등장시킨다.


중국 693개 업체 참가...첨단 기술 무장



삼성전자는 5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 참가한다. 삼성전자 전시관 입구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전시 주제인 'AI 홈, 미래 일상을 현실로(AI Home - Future Living, Now)'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5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 참가한다. 삼성전자 전시관 입구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전시 주제인 'AI 홈, 미래 일상을 현실로(AI Home - Future Living, Now)'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가전·IT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된 중국은 693개 기업이 참가한다. 전체 참가 기업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한국 기업(104개)의 약 7배에 달하는 규모다. 질적으로도 첨단 기술로 무장한 신제품을 대거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LG전자를 바짝 추격한 TCL과 하이얼,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을 휩쓸고 있는 '삼총사' 로보락·드리미·에코백스, 중국 로봇축구대회에서 우승하며 유명세를 탄 부스터로보틱스 등이 출격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한국 기업과 기술 격차를 얼마나 좁혔는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 기업들도 안방에서 자존심을 내걸고 한국·중국과 대결한다. 독일 지멘스는 '기쁨을 주는 지능'을 내걸고 조리 기기·식기 세척기·세탁기 등 가전 전반에 걸쳐 일반·빌트인 AI 가전을 공개한다. 126년 역사를 가진 밀레는 카메라가 냉장고 내부를 실시간으로 촬영해 전용 앱으로 확인하고 오븐 속 카메라로 요리를 자동 인식해 최적의 과정을 실행하는 기능(스마트푸드 ID)도 제시한다.

베를린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