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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700억 건물주'의 눈물, 서장훈은 왜 사랑을 갈구했나

MHN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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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700억 건물주'의 눈물, 서장훈은 왜 사랑을 갈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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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홍동희 선임기자) "집에서 사랑 못 받은 애들이 남의 집 가서 따뜻하게 해주면 자꾸 그 집 가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지난 3일 방송된 MBC 예 '라디오스타'에서 서장훈이 자신의 예능 인생 10년을 한마디로 요약한, 이 짠한 고백은 스튜디오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국보급 센터', '700억 건물주'라는 화려하고 강한 이미지 뒤에 숨겨져 있던 그의 진짜 속내는 뜻밖에도 '사랑받고 싶었던' 한 남자의 외로움이었다.

서장훈은 KBL의 전설적인 '국보급 센터'였지만, 정작 팬들에게는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느꼈다. 그는 "제 탓도 있다. 선수들과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였고, 인물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며 "은퇴할 때까지 늘 그런 아쉬움이 남았다. 잘하긴 했지만, 늘 마음이 외롭고 허전했다"고 털어놓았다. 화려한 기록과 우승 트로피 뒤에 가려져 있던 그의 공허함은, 은퇴 후에도 오랫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2013년 '무한도전'을 통해 예능에 데뷔한 후, 서장훈은 '솔직함'과 '까칠함'이라는 새로운 매력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곧 '700억 건물주'라는 강력한 프레임이 그에게 씌워졌다. 이 '건물주' 이미지는 그에게 독보적인 캐릭터를 주었지만, 동시에 그의 진심을 오해하게 만드는 또 다른 '벽'이 되었다. 그의 현실적인 조언은 '돈 많은 사람의 잔소리'로 비춰졌고, 그의 까칠함은 '오만함'으로 오해받기 쉬웠다.

그가 이 모든 프레임을 깨고 대중의 진정한 '사랑'을 얻게 된 비결은 역설적이게도 그의 '쓴소리'와 '눈물'이었다. '무엇이든 물어보살', '이혼숙려캠프' 등에서 그가 보여주는 쓴소리는, 성대결절까지 올 정도로 사연에 깊이 몰입하는 그의 진심이 더해지면서, 더 이상 '오만한 잔소리'가 아닌 '인생 선배의 애정 어린 호통'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최근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는 그의 고백 역시 마찬가지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오열하거나, 10년간 함께한 '아는 형님' 동료 민경훈의 결혼식에서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그의 모습은, 차가운 이미지 뒤에 숨겨진 따뜻하고 감성적인 내면을 보여주며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다.

서장훈의 예능 인생 10년은 코트 위에서 채우지 못했던 '사랑'을 찾아가는 긴 여정이었다. '라디오스타'에서의 고백은 그가 마침내 대중의 따뜻한 시선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까칠한 '건물주'의 가면을 벗고, 눈물 많고 정 많은 '인간 서장훈'의 얼굴을 용기 있게 보여준 그에게, 이제 대중은 기꺼이 따뜻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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