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사진 게재
"월남한 할머니, 미군 출신 할아버지 만나"
"월남한 할머니, 미군 출신 할아버지 만나"
6·25 전쟁 당시 한국으로 파병 온 미군 병사와 한국인 커플의 모습이 공개돼 전 세계 누리꾼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최근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국 토픽 게시판에는 '1952~1953년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아버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다. 글을 게재한 A씨는 "할머니는 북한 출신이었고, 전쟁 중 고향이 폭격을 당해 월남한 후 할아버지가 있는 군부대의 간호사로 취직했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올라온 흑백 사진은 군복을 입은 미국인 남성과 한복 차림의 여성이다. 남성은 아들로 보이는 어린 아기를 품에 안고 있다. 남성의 외투에는 미 육군 제8군 마크가 부착됐다. 제8군은 6·25 전쟁 당시 인천 상륙 작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바 있으며, 지금도 상당수 예하 부대가 주한미군으로 주둔해 있다.
최근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국 토픽 게시판에는 '1952~1953년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아버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다. 글을 게재한 A씨는 "할머니는 북한 출신이었고, 전쟁 중 고향이 폭격을 당해 월남한 후 할아버지가 있는 군부대의 간호사로 취직했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6·25 전쟁 당시 파병된 미군 병사와 북한 출신 여성의 모습. 레딧 캡처 |
올라온 흑백 사진은 군복을 입은 미국인 남성과 한복 차림의 여성이다. 남성은 아들로 보이는 어린 아기를 품에 안고 있다. 남성의 외투에는 미 육군 제8군 마크가 부착됐다. 제8군은 6·25 전쟁 당시 인천 상륙 작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바 있으며, 지금도 상당수 예하 부대가 주한미군으로 주둔해 있다.
이들은 전후 독일, 한국을 거쳐 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레딧 캡처 |
또 다른 사진에는 남성이 면도 크림을 턱에 묻힌 채 활짝 웃는 모습, 돌잔치 때 아들을 바라보며 웃는 여성의 모습, 여성이 장총을 들고 사격 자세를 취하는 모습 등이 보인다. 사격 중인 여성 뒤에서 얼굴을 찡그린 채 귀를 막고 있는 소년에 대해 A씨는 "우리 아버지"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사진 촬영 당시 할머니는 20세, 할아버지는 26세였다고 한다. 6·25 전쟁이 끝난 뒤 A씨의 할머니는 남편을 따라 독일로 근무지를 옮겼다가 1960년대에 다시 남한으로 귀국했으며, A씨가 태어날 무렵에는 미국 워싱턴주에 거주했다. 그는 2004년 노환으로 눈을 감은 것으로 전해졌다.
레딧 캡처 |
A씨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끝까지 서로를 사랑하셨다. 할머니가 무엇을 부탁하든 할아버지는 늘 들어주셨다"며 "할머니는 사랑으로 손주들을 돌보셨고, 미역국을 손수 끓이거나 포도 껍질을 까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3일(한국시간) 현재 해당 게시글은 레딧에서 삭제된 상태다. A씨는 글을 지운 이유에 대해 "저는 수줍음이 많고 사생활을 중시하는 편인데 이 글이 인기를 끌 줄 몰랐다. 솔직히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토로하면서도 "조부모님의 따뜻한 마음이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멋진 가족이다.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있을 것 같다", "내가 본 커플 중 가장 아름답다", "그 격동의 시대에,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 사이 사랑이 싹텄다는 게 감동적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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