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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잃는 글로벌 국채…금값 사상 첫 3천600달러 돌파(종합)

연합뉴스 황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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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잃는 글로벌 국채…금값 사상 첫 3천600달러 돌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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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0년물 국채금리 5% 근접…일본 30년물은 사상 최고
영국·독일·프랑스 국채금리도 급등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재정악화 우려 재부상
골드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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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정부 재정 악화 우려 등으로 주요국 국채 장기물 금리가 급등했다.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2개월 만에 5%에 육박했다.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27년 만의 최고치를, 독일과 프랑스 국채 30년물 금리는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이어 열린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 국채 30년물 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국제 금값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천6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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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항소심 판결이 관세 수입 감소와 함께 재정적자 확대 우려를 불러일으키면서 국채 금리 상승을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2일(현지시간) 4.26%로 전장 대비 3.2bp(1bp=0.01%포인트) 올랐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96%로 전장 대비 3.4bp 올랐다. 30년물 금리는 한때 4.99%까지 오르며 5%에 근접했다.

올해 들어 30년물 금리는 5월과 7월에 종가 기준으로 3거래일씩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5%를 돌파한 바 있다.

최근 30년물 금리는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사 쿡 이사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해임하면서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지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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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정치적 압력에 약화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연준이 통화 가치를 지킨다는 신뢰를 훼손하고, 달러 표시 부채 자산을 보유하는 매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 투자자들이 미 국채에서 금으로 투자를 돌리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천592.2달러로, 전장 대비 2.2%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열린 시장에서 금 선물은 3천610.40달러까지 치솟으며 처음 3천600달러 선을 돌파했다.


키어 스타머(왼쪽) 영국 총리와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 의회녹화부서(PRU) 방송화면 캡처. 재배부 및 DB 금지]

키어 스타머(왼쪽) 영국 총리와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 의회녹화부서(PRU) 방송화면 캡처. 재배부 및 DB 금지]


이날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도 1998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런던 금융시장에서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5.25bp 오른 5.69%에 마감했다. 이는 1998년 5월 이후 27년여 만에 최고치다.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최근 1년간 약 1.2%포인트 상승해 미국 국채 30년물(0.85%포인트)과 독일 국채 30년물(0.90%포인트) 상승폭을 웃돌았다.

성장률 둔화,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 공공재정 압박 등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잉글랜드은행(BOE)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관측도 점점 줄고 있다.

가을 예산에서 증세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날 총리실에 중량급 경제 전문가를 영입하는 개편을 단행했으며, 이는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의 권한 약화를 뜻한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유럽 채권 전문가 데이비드 잔은 "어제 총리실의 움직임은 정말로 정부 재정을 책임지는 사람이 누구인지 의문을 품게 했다"며 "금리가 너무 높아지면 결국 영국 정부는 지출 삭감을 포함한 실질적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TV에 말했다.

독일 연방의회[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 연방의회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채권의 벤치마크인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3.8bp 오른 2.78%로 마감했다. 30년물 금리는 3.41%로 4.7bp 올랐다. 10년물과 30년물 금리 모두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연초 2.5% 수준이었던 30년물 금리는 독일 정부가 천문학적 규모의 '돈 풀기' 정책을 시작한 3월에 3.2%까지 치솟은 뒤 4월에 2.8%까지 일시 후퇴했지만 재차 상승 흐름을 타는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8월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동기 대비 2.1%로, 7월 상승률(2.0%)과 시장 전망치(2.0%)를 0.1%포인트 웃돌면서 오는 11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 점도 독일과 프랑스 국채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프랑스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도 이날 각각 4.6bp, 4.9bp 오른 3.58%, 4.507%로 마감하면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예산안을 둘러싼 정국 교착 상태에서 커지는 내각 해산 가능성이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 프랑수아 바이루(왼쪽)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부 및 DB 금지]

프랑스 프랑수아 바이루(왼쪽)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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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채 30년물 금리도 3일 오전 한때 전장 대비 6.2bp 상승한 3.28%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20년물 금리도 한때 2.69%까지 상승해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사임 압박을 받는 정치적 혼란에 채권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 패배 후 '반(反) 이시바' 세력을 중심으로 이시바 총리 퇴진 요구가 제기된 가운데 집권 자민당은 오는 8일 조기 총재 선거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시바 총리의 퇴진은 재정 지출 확대와 중앙은행에 대한 금리 인상 중단 압박 등 보다 포퓰리즘 정책을 지향하는 새 총리의 등장 가능성을 높인다고 투자자들은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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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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