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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 은행원들 “주 4.5일제, 연봉 5% 인상을” 추석 연휴 직전에 총파업 예고

헤럴드경제 한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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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 은행원들 “주 4.5일제, 연봉 5% 인상을” 추석 연휴 직전에 총파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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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노조원들이 파업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노조원들이 파업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시중은행·산업은행 노조가 속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주 4.5일제’ 등을 요구하며 오는 2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다만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은행원들의 근무시간 단축 요구에 여론은 부정적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94.98%의 찬성률로 가결됐다”며 “사측의 교섭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전면 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노조는 16일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26일부터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파업이 예고대로 실행되면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금융노조 소속 노조원들은 업무를 전면 중단한다.

다만 산별 중앙교섭이 진행 중인 만큼 합의가 이뤄지면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노조는 산별 교섭 과정에서 임금 5% 인상, 주4.5일제 전면 도입, 신규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2002년 주5일제 도입이 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된 만큼 주 4.5일제 또한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도 일·가정 양립을 보장하는 주4.5일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는 지난해에도 주4.5일제 도입을 요구했는데, 당시에는 지방에 방문할 시간이 늘어나 지방 소멸 위기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 5년간 765개 점포가 폐쇄되고 7000명이 넘는 인력이 줄어든 현실에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현장 노동자들에게 전가됐다”며 “임금인상률은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고, 신규 채용 확대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 압도적인 투표 결과는 이런 구조적 문제와 노동환경 악화에 대한 현장의 분노가 결집된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주4.5일제는 금융산업 노동자들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회복하고 사회 전반의 행복을 높이기 위한 변화의 시작”이라며 “94.98%라는 높은 찬성률은 우리 사회 전체가 더 나은 노동환경과 삶의 질을 바라는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평균 연봉 1억원에 달하는 이들의 근무시간 단축 요구가 사회 전체의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1인당 근로소득은 1억149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