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통일부 "대외에 과시 목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중국 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전쟁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 전용열차로 출발해 2일 새벽 국경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뉴스1(노동신문)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오는 3일 중국 전승절 참석 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연구소와 미사일 생산 공정 등을 시찰한 데 대해 정부가 "외교무대 앞두고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에 성과가 있었다는 점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미사일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섬유복합재료 연구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연구성과를 보고 받았다. 이날 김 위원장은 시험 결과를 점검하고 앞으로 전문화된 계열생산토대구축 문제를 협의했다.
통신은 "탄소섬유복합재료를 이용한 신형 고체 발동기(엔진)의 최대 추진력은 1960kN으로써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 계열들과 다음 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20'형에 이용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신형 ICBM '화성-19형'의 시험발사 성공 소식을 알리면서 기존의 '화성-18형'과 함께 운용할 "최종완결판 ICBM"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에는 새로 만들어진 중요 군수기업소의 미사일 종합 생산 공정 현장을 점검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미사일 생산 부문에서는 당 제9차 대회가 새롭게 제시하는 전망생산 목표들을 무조건적으로 접수하고 원만히 관철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북중러 정상과 만남을 앞두고 신형 ICBM 화성-20형을 공개한 것은 미국을 향한 일종의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미 정상회담이 거론되는 와중에 북한이 신형 ICBM 개발 카드를 꺼내면서 향후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 고도화 역량을 과시한 것이라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 위원장의 미사일 연구소와 공정 시찰에 대해 "김 위원장이 큰 외교무대를 앞두고, 국방력 발전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과시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화성-20형'에 대해선 "북한이 지난해 화성 19형을 발사하면서 당시 최종완결판이라는 표현을 썼었는데 20형은 처음 소개된 것"이라며 "화성-20형은 개발 진행 중인 사안으로 현 단계에서 기술적 평가는 이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특별열차 '태양호'를 이용해 평양에서 중국으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비교적 빨리 출발을 확인한 것으로 이례적이란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해외 방문 시) 출발한 날 기준으로 당일 공개했던 과거 사례는 2019년 4월 러시아 방문 때"라면서 "그때 유일하게 당일 발표했다. 이번에도 이날 새벽 1시에 보도하면서 1일 오후에 출발했다고 했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출발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러시아 방문 때는 방문 여부도 알리지 않고 (바로 출발했음을 보도했다)"며 "이번 방중은 양국이 공히 밝힌 사안으로서 굳이 시간을 두고 사후에 공개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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