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홍승범 교수 공동연구팀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개발 단서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개발 단서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상희(윗줄 왼쪽부터) 교수, 박성환·공채원 박사과정생, 홍승범 교수 [KAIST 제공] |
차세대 메모리와 뉴로모픽 컴퓨팅 소자로 주목받는 ‘산화물 기반 저항 메모리(ReRAM)’는 빠른 속도, 데이터 보존 능력, 단순한 구조 덕분에 기존 메모리를 대체할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 메모리 작동 원리를 밝혀내 앞으로 고성능·고신뢰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핵심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홍승범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같은 학과 박상희 교수 연구팀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산화물 기반 메모리의 작동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현미경을 하나로 결합한 ‘다중모드 주사 탐침 현미경(SPM)’을 활용, 산화물 박막 내부에 전자가 흐르는 통로와 산소 이온의 움직임, 표면 전위(재료표면에 전하의 분포) 변화를 동시에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에 정보를 기록하고 지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류 변화와 산소 결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이 특별한 장비로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TiO₂) 박막에 전기 신호를 주어, 메모리에 정보를 기록하고 지우는 과정을 직접 구현해서 전류가 달라지는 이유가 산소 결함 분포의 변화 때문임을 나노 수준에서 직접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산소 결함이 많아지면 전자의 이동 통로가 넓어져 전류가 잘 흐르고, 반대로 흩어지면 전류가 차단되는 등, 전류의 흐름이 산소 결함의 양과 위치에 따라 달라짐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산화물 내의 산소 결함 분포가 메모리의 켜짐(on)·꺼짐(off) 상태를 결정한다는 점을 정밀하게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단일 지점의 분포에 국한되지 않고,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넓은 영역에서 전기 신호를 인가한 뒤, 변화된 전류 흐름, 산소 이온의 움직임, 표면 전위 분포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연구진은 메모리를 ‘지우는 과정(소거 과정)’에서 산소 이온이 주입되면, 메모리가 안정적으로 꺼진 상태(고저항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곧 메모리 소자의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원리으로 향후 안정적인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CS 응용재료 및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지난 7월 20일자에 출판됐다. 구본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