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 정상회의 1일 폐막 후 '톈진 선언' 전문 공개…
"6월 이스라엘·미국의 이란 공습 강력 규탄",
"국제법·유엔 규범 위반 및 이란 주권 침해" …
'이란 제재 복원' 스냅백 발동한 유럽도 비판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 1일 중국 톈진 메이장 컨벤션 전시센터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 이사회 제25차 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정상들이 중국 톈진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 정상회의를 통해 반(反)미국 연대를 강화하는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1일 중국 신화통신·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SCO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중국 톈진에서 폐막한 SCO 정상회의에서 정식 회원국인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핵시설 공격과 유럽 3개국(영국·독일·프랑스)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이란 제재 복원 행보를 강력하게 규탄하는 공동 선언문 '톈진 선언'에 합의했다.
이날 저녁에 공개된 선언문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비롯해 벨라루스, 이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키르기스공화국),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정상들이 '톈진 선언'에 서명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2001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과 만든 정치·경제·안보 분야 다자 협력체다. 회원국은 인도와 파키스탄(2017년), 이란(2023년), 벨라루스(2024년)의 합류로 10개국으로 늘었다.
정상들은 선언문을 통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미국과 이스라엘을 강력히 규탄했다. 선언문은 "2025년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 공습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에는 "원자력 에너지 시설을 포함한 민간 시설에 대한 이런 공격적인 행위는 민간인 사상자를 초래했다. 또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원칙과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이자 이란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핵 안전 보장과 외교적 해결 필요성도 강조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중국 톈진 메이장 컨벤션 전시센터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
유럽을 겨냥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31호 준수와 왜곡 없는 이행도 촉구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31호는 2015년 이란과 서방이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를 뒷받침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대이란 스냅백(제재 재발동)과 관련된 외교적·법적 과정이 포함됐다. 스냅백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자동으로 복원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유럽 3개국은 앞서 이란이 8월 말까지 미국과의 핵 협상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을 재개하지 않고,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스냅백 메커니즘을 발동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유럽 3개국과 이란은 관련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결국 유럽은 지난달 28일 스냅백 절차에 착수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조항 준수와 화학무기금지협약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선언문은 "NPT는 국제 비확산 체제의 근간"이라며 "조약의 보편적 이행 없이는 핵 군축과 평화적 핵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선 "회원국은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공정하고 포용이며 차별 없는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방어하고 강화할 것이다. 이를 통해 개방적인 세계 경제의 발전을 촉진하고 시장에 대한 공정한 접근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제적 성격을 포함한 일방적 강압 조치에 반대한다"며 "이런 조치는 유엔 헌장과 기타 국제법,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과 원칙을 위반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일방적 강압 조치로 규정하고, 이를 비판하며 다자주의 지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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