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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관광객 면전에 "꺼져라"…혐중시위 얼룩진 '관광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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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관광객 면전에 "꺼져라"…혐중시위 얼룩진 '관광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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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은 JTBC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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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명동에선 일주일에 몇번씩 '혐중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좋아서 이곳을 찾은 외국인들은 시위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국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까 우려가 나옵니다.

어떤 상황인지,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전 세계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지하철 명동역 출구입니다.

그런데 보시면 메인 거리로 향하는 길목이 질서 유지선으로 이렇게 전부 막혀 있습니다.


건너편에도 원래 백화점이 잘 보여야 하는 시야인데요.

경찰 버스에 막혀서 다소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완전히 중무장을 한 건데 대체 오늘 어떤 일이 벌어지길래 이렇게까지 대비하는 건지 한번 보겠습니다.


태극기와 휴대폰 삼각대를 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입니다.

해가 지자 인파는 늘어나고, 분위기는 달아오릅니다.

[중국인들, 당장 한국에서 꺼져라.]


욕설이 뒤섞인 구호.

우리 대선에 중국이 개입했다고 주장합니다.

지금 시위대가 다 모여서 본격적인 행진이 시작됐습니다.

약 천여 명 정도 되어 보이는데 태극기와 차이나 아웃이라는 팻말을 들고 관광객들이 많은 메인 거리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소음이 아주 시끄러운데 한번 같이 가보겠습니다.

좁은 골목 하나를 차지하고 들어서 고함을 지릅니다.

[대한민국! 대한민국!]

외국인들은 놀라 쳐다봅니다.

그리고 터져 나오는 혐오표현들.

[짱깨, 북괴, 짱깨…]

모두 몰아내고 없애고 척결하자는 내용들입니다.

[빨갱이는 대한민국에서 빨리 꺼져라…]

[차이나 아웃! {차이나 아웃!}]

이 장면을 보는 중국인 관광객, 슬프다고 했습니다.

[중국인 당장 나가라!]

[리완밍/중국인 관광객 : 한국 여행와서 즐거웠고 음식도 입맛에 잘 맞았어요. 하지만 이런 행동은 중국인으로서 마음이 조금 아픕니다.]

낯선 땅에서 느낀 물리적 위협은 일반인들에겐 충격입니다.

[리우 모/중국인 관광객 :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앞으로 한국 여행은 신중히 생각해보려고요. 생명이 위협받거나 존중받지 못하는 곳에 가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이 광경을 보는 다른 외국인들은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지오바니/미국인 관광객 : 이들이 중국을 겨냥해 뭘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성조기가 다른 어떤 나라를 반대하는 상징으로 쓰이는 건 옳지 않습니다.]

관광객은 정치와 관계 없지 않느냐고 시위대에 물었습니다.

하지만 대답은 완강했습니다.

[반중 시위 참석자 : 한국에 오는 (중국) 사람들은 공산당원이 와요. 돈이 많아. {관광객들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그렇죠. 공범들이 오는 거죠.]

이런 행진, 일주일에 3번씩 열립니다.

상인들에겐 생계가 걸렸습니다.

[명동 노점상인 : 여기 와가지고 이렇게 시끄럽게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요즘 장사가 워낙 안 되니까, 안 되는데 저러고 있으니까…]

시위가 끝난 뒤 쓰레기가 거리에 남았습니다.

시위대가 휩쓸고 간 거리에 떨어져 있던 태극기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거 중국산입니다.

여기,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써있네요.

일반인을 향한 이런 혐오와 미움, 현행 집시법으로는 멈출 방법이 없습니다.

이들의 염원대로 한국이 좋아서 여기 왔다는 한 관광객은 이제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집회의 자유라는 명분 아래 행해진 혐오와 차별은 언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게 될지 모릅니다.

[작가 유승민 영상취재 김대호 VJ 김수빈 김진형 영상편집 홍여울 영상자막 장재영 취재지원 김수린 장민창]

이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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